다이아몬드이든
흑연이든
석탄이든
자신이 선택하면 된다.
자신의 삶으로.

다이아몬드와 흑연 구성 성분의 일치와 구조적 차이를 소비하는 한국적 방식은 그리 신선하지 않았다.
이 자기 계발의 나라에서 둘은 노력하는 사람과 노력하지 않늘 사람의 예시로 곧잘 쓰였다.
흑연처럼 헐렁하고 약하고 잘 부서지는 이들은 패배자가, 고온과 고압을 견딜 만큼 단단한 다이아몬드는 승자가 되었다.
그 뒤로 당연한 수순처럼 다이아몬드가 되려면 어떻게 하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모두가 동일한 욕망을 즉, 다이아몬드 같은 삶을 살고 싶어 할 거라고 전제한 글들이 많았다.
그중 ‘작은 자극에도 무너지는 흑연 같은 삶‘ 을 나무라는 표현은 당황스럽게 문학적이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기도 했다.
다른 것들과 포개지고 더해지고 섞이는 삶을 상상하는 건 무너지고 부서져본 사람들이다.
홀로 단단할 수는 없어서 약한 인간 1‘과 ‘약한 인간 2가 손잡고 ‘좀 덜 약한 인간들‘로 살아가는 먹먹함에 대해 아는 것도 그들이다.
몇 세기에 걸쳐 흑연에점토(주로 고령토) 등을 섞어 강도를 높이고 잘 부서지지 않는 연필심을 만드는 데 투자한 것도 흑연의 약함을 충분히 이해한 사람들이었다.
어둡고, 가벼우며, 검은 광택을 가진 흑연은 어째서 아름답지 않다는 건가.
과도한 열정 없이 언제든 자유로울 준비가 되어 있는 이 검은 친구가.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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