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상처를 안은 사람들이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오고 가며 살아가는
바닷가 작은 마을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만한 아침

스즈. 오랜만이다. 잘 지내? 요시노씨도 잘 지내니? 여전히 술 많이 마시고? 난 지금 고졸 검정고시 합격하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휴우 이럴 줄 알았으면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할 걸 그랬어! 는 그냥 내뱉은 투정으로 받아줘. 그 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후회는 안 해. 전에도 얘기했지? 난 예전에 자살하려고 한 적이 있어. 그날 밤에 만약 달이 안 떴더라면 테루 씨 일행이 날 발견하지 못했을 테고 분명 여기에도 없었을 거야. 그 때 바닷물을 삼키면서 바라본 달은 이 사진 속 달과는 전혀 달라 보였어. 그런데 같은 달이잖아. 달은 언제나 변함없이 어둠을 비추고 있었어. 다른 건 내 마음이었어. 그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그날 밤 뜬 달 덕분에 지금 살아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럼 우리 수험 준비 열심히 하자. 오가사와라에 꼭 한 번 놀러 와. 달이 스즈 너의 길을 비춰주기를 바란다. p.33 장마가 잠시 뜸하던, 어느 더운 여름 날이었어요. 그 분과 마주쳤는데, 마침 외출하던 참이었는지 나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어 주셨어요. 근데 나중에 알았는데 그 길로 곧장 철로 건널목으로 가셨답니다. 뭐가 잘못됐던걸까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했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구나,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랬는데.. 부인하고 아들을 남겨두고 대체 왜..? 내가 어디서 틀린걸까요? 좀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까요? 내가 깨닫지 못했던 무언가가.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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