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과 태도기 둘 다 방법이다라는 건

목적이라는 이야기일까
수단이라는 이야기일까
과정이라는 이야기일까
결과라는 이야기일까

독서로 여행을 대신하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지만 삶이 이 지경이 된 것에 불만은 없다. 내게는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보다는 읽지 못한 책에 대한 갈급이 언제나 더 세다. 그러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마이 소울 시티‘가 어디일까 떠올려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가본 곳이 없어서만은 아니었다. 생각을 시작하자마자 소설 속의 한 장소가 떠올랐는데 도무지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자고 결심했더니 코끼리만 생각하게 된 꼴이다. 도리 없이 ‘그곳‘ 대해서 쓰기로 한다. 그래, 나의 ‘소울시티‘는 무진이다. 382.p

우울하고 애매하게 만들기. 이를 각각 멜랑콜리와 아이러니라고 부른다. 잃어버린 것을 포기하지 못한 채 상실의 고통과 한 몸이기를 끝내 고집하는 것. 믿는 척하면서 안 믿고, 지는 척하면서 이기는 것. 전자는 우리가 무언가 결정적인 것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음을 고독하게 증거하고, 후자는 절대적인 진리라 간주되는 것들이 한낱 상대적인 진리일 뿐임을 경쾌하게 폭로한다. 멜랑콜리는 증상이고 아이러니는 태도이지만 여하튼 둘 다 방법이다. - P3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