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보다는
비움이 선행될 때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떠올릴 때

생은
삶으로
전환된다.

어쩌면 글쓰기의 
가장 본질적인 재료는 
문장이 아니라 
여백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문장을 다 채우기보다 
적절하게 비워내고 
그 비움의파편들을 모아서 

크기와 높이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여백의 공간을 지을 때

문장과 문장 사이로 
햇빛과 바람을 불러들일 수 있고 
글에 생명을 불어넣을수 있다.

우린 펜이 아니라 
여백을 쥐고 글을 쓰는지 모른다.
빽빽한 활자 사이사이에 
삶의 희로애락이 깃든 
각자의 공간을 새겨 넣기 위하여….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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