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북소리를
들으려면
거기에 걸맞는
심장을 지녀야 한다.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고
오직 자신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그 북소리는

살아가는 동안
귀 기울여야 할
자신의 목소리이다.

그렇다. 나는 어느 날 문득 
긴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던 것이다.
그것은 여행을 떠날 이유로는 
이상적인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간단하면서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어떤 일도 일반화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그 북소리는 울려왔다. 
아주 가냘프게,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먼 곳에서 북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그것이 
나로 하여금 서둘러 여행을 떠나게 만든 
유일한 진짜 이유처럼 생각된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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