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진 시절과
함께 동거하는 나날들 중에
이런 문장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거기서는 더는 쓸쓸해하지 마시길
결국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내 졸렬이다. 내 눈에서 진행되는 욕망의 움직임이다. 내 얼굴에 자주 들어오는 실망과 물대포의 추위다. 한사코 그 돌담길을 걷다가 쓸쓸했던 이유는 내 욕망에는 육체의 비밀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쓸쓸해진 시절과 함께 동거하는 나날이 많을 때 한사코 눈앞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지워버리려고 하는 것도 욕망의 표현이 아니었는가. 욕망과 당신이 다음 내 시집의 주제어는 아닐까? 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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