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안 놀아는 친구 사귀기를 아이들의 언어와 눈높이로 풀어낸 이야기이다.'@@을 글로 배웠어요'가 아니라,아이들 사이에서 으레 일어날 법한 일을 그려내고 있다.동생인 밤이가 친구와 있었던 일로 속상해하자 누나인 달이는 자신도 그렇다며 공감해 주면서 친구 사귀는 방법을 제시한다.그 방법은 타인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그려진다. 친절한 설명 뒤에는 바로 실천으로 이어지는데, 놀자고 하니 거절당하고 무안해 얼굴이 빨개진 누나 달이. 그 모습을 서로 보며 웃는 아이들은 사랑스럽다. 친구는 많다며 말하는 모습이 당당하다. 아이들의 해법은 단순명쾌하며 내 입장만 이야기하지도 않는다.분명 밤이는 친구와 안 노는 것이지 못 노는 것이 아니다.이 단순명쾌한 이야기는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친구가 화답할 때 즐거운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일상에서 별 거 아닌 것에도 어떤 날은 척척 잘 맞고 또 어떤 날은 삐걱거리는 건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크게 다를 바 없다.문득 밤이와 달이 나이때 즈음의 내 아이들의 상황과 그때의 부모였던 나를 떠올려 본다.그 당시 아이에게는 처음이었고 때로는 전부였을 또래 관계, 가끔은 꽤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있었다.그 때 문제 접근이나 해결에 있어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어른, 부모 입장으로만 아이에게 다가갔던 게 떠올랐다. 좀 더 현명했어야 했는데.(그 때의 나와 아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을 지경ㅠㅠ) 이제 십대들이 된 아이들과 이 책을 본다.책 속 아이들의 말간 얼굴과 내 아이들의 얼굴을 번갈아 본다.책 속 아이가 웃는다. 내 아이들도 책을 보면서 웃는다.아이들이 왜 웃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어릴 때 생각이 나서인지, 아니면 내가 몰랐던 상처받은 마음을 스스로 이겨냈을 지는 모르겠다. 모쪼록 이 책을 보면서 그 때를 다독임 받았기를 바란다.(현재진행형이라면 도움되기를 바란다.)여전히 초보 부모인 나는 오늘도 이렇게 책 속 아이들과 내 아이들의 모습에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