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안 놀아 밤이랑 달이랑 1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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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안 놀아는 친구 사귀기를 아이들의 언어와 눈높이로 풀어낸 이야기이다.
'@@을 글로 배웠어요'가 아니라,아이들 사이에서 으레 일어날 법한 일을 그려내고 있다.

동생인 밤이가 친구와 있었던 일로 속상해하자 누나인 달이는 자신도 그렇다며 공감해 주면서 친구 사귀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은 타인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그려진다.

친절한 설명 뒤에는 바로 실천으로 이어지는데, 놀자고 하니 거절당하고 무안해 얼굴이 빨개진 누나 달이.
그 모습을 서로 보며 웃는 아이들은 사랑스럽다. 친구는 많다며 말하는 모습이 당당하다.


아이들의 해법은 단순명쾌하며 내 입장만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분명 밤이는 친구와 안 노는 것이지 못 노는 것이 아니다.
이 단순명쾌한 이야기는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친구가 화답할 때 즐거운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일상에서 별 거 아닌 것에도 어떤 날은 척척 잘 맞고 또 어떤 날은 삐걱거리는 건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크게 다를 바 없다.

문득 밤이와 달이 나이때 즈음의 내 아이들의 상황과 그때의 부모였던 나를 떠올려 본다.
그 당시 아이에게는 처음이었고 때로는 전부였을 또래 관계, 가끔은 꽤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있었다.
그 때 문제 접근이나 해결에 있어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어른, 부모 입장으로만 아이에게 다가갔던 게 떠올랐다.
좀 더 현명했어야 했는데.(그 때의 나와 아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을 지경ㅠㅠ)

이제 십대들이 된 아이들과 이 책을 본다.
책 속 아이들의 말간 얼굴과 내 아이들의 얼굴을 번갈아 본다.
책 속 아이가 웃는다. 내 아이들도 책을 보면서 웃는다.
아이들이 왜 웃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어릴 때 생각이 나서인지, 아니면 내가 몰랐던 상처받은 마음을 스스로 이겨냈을 지는 모르겠다. 모쪼록 이 책을 보면서 그 때를 다독임 받았기를 바란다.(현재진행형이라면 도움되기를 바란다.)

여전히 초보 부모인 나는 오늘도 이렇게 책 속 아이들과 내 아이들의 모습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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