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언박싱 - 시민이 되려는 청소년을 위한 민주주의 가이드북
송원석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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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언박싱, 청소년들이 민주주의라는 상자를 열 때

민주주의에 차분한 파랑과 뜨거운 빨강의 색을 담다.

by민주주의 언박싱이라는 제목의 기획이 좋았다.

 

언박싱. 박싱에서 언박싱으로. 민주주의라는 딱딱한 교과서적 개념은 있으나 아직 제대로 열어보지 않은 상태의 민주주의라는 상자를 열어 제대로 경험해보고 그 안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자! 라는 목소리가 이 제목에서 들려오는 듯 했다.


그리고 민주주의 언박싱이라는 제목에서 청소년들이 민주주의라는 상자를 열 때, 택배 상자를 열어 볼 때 처럼 ‘희망과 도전’경험해가기를 바라는 응원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현재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느끼게 하고 있는가? 라고 하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담은 질문이 되어 박스를 열 때 쓸 날카로운 커터칼이 되기도 한다.



4개의 박스로 구성된 종합선물세트

시민이 되려는 청소년을 위한 민주주의 가이드북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은 4개의 박스로 구성되어 있다. 4개의 박스에는 종합선물세트처럼 칼럼, 소설, 인터뷰, 만화, 인포그래픽, 기사, 놀이 등 다양한 형태와 형식의 글과 그림을 제공하여 민주주의를 다양한 색과 형태를 지닌 목소리로 제공한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었다. 누가 말하고 있는지 목소리의 주체가 들리지 않는 색과 형이 사라진 교과서적 설명체가 아니라, 실제 역사와 현장 속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하며 해 온 고민과 실천, 그 속에서 이해한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성찰과 조언들, 다양한 색과 향을 지닌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다. 이런 욕구를 이 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물론 한 권으로 알고 싶은 것들이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엇을 알아야할까 라는 막연했던 민주주의라고 하는 생각뭉치에 청소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려면? 민주주의가 투표 이상이 되려면? 기본권과 인권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학생 인권조례란? 세계 여러나라의 청소년의 정치 참여의 사례는?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협의 방식이 필요한가? 등 구체적인 질문들을 갖게 되면서 더 다양한 민주주의에 대한 글들을 찾아 읽고 싶어지는 출발점이 되어 주는 책이다. 언박싱을 갓 시작하게 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번째 박스에서는 선거에 대한 소설, 2010년 학생 인권 조례가 생길때부터 10년간 학생 인권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온 선생님의 현장의 고민과 실천이 담긴 칼럼, 학생회 경험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정치, 청소년 투표권, 학교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대화방 토론’형식으로 나눈 단톡방 좌담과 같이 다양한 형식의 글로 상자를 연다. ‘민주주의와 청소년 투표권’에 대해서 소설, 칼럼, 대화형 글들로 민주주의라는 교과서적 개념의 사각의 상자의 형태를 깨고 좀 더 자유로우면서도 실체가 있는 형태로 민주주의의 알맹이에 다가가게 한다.


두번째 박스는 알맹이를 돋보기를 가지고 좀 더 자세히 보게 한다. 여러 전문가 선생님들의 글과 그림을 통해 인권과 기본권의 차이, 민주주의의 목적, 기본권과 인권의 차이, 민주주의가 담고 있는 본질적 질문, 각국의 중학교 2학년 대상 민주시민 교육성과 측정 결과와 시사점, 이를 통해 투표 그 이상의 민주주의를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런 민주주의에 대한 전문적이지만 친절한 설명은 민주주의에 차분한 파랑색을 입힌다. 그리고 선을 넘은 민주주의(이원우)라는 주제의 만화는 1960년 경자년 부정선거와 학생들의 항의 시위와 2020년 경자년의 세월호참사 6주기, 18세 투표권의 실시 상황과 뜨거운 투표율까지 60년이라는 시간의 선을 넘어 대비시키며 60년간의 민주주의 역사 속에 기억되어야할 핵심 장면들을 시각적 대비를 통해 민주주의의 붉고 뜨거운 빨강의 색을 담는다.


세번째 박스는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분들의 실천을 담겨 있다. 정치 참여 사례나 세계 투표권의 확대를 유럽,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중동과 아프리카와 같이 대륙별로 분류하여 그 흐름을 인포그래픽을 통해 제공하여 2020년 18세 선거권 하향이 다른 대륙과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매점에 대한 상상을 학교 안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만들어 운영한 학생들의 인터뷰, 청소년의 어려움과 절망에 귀기울이고 공감하며 청소년들을 위한 인권 활동을 해 오신 인권활동가 분들의 칼럼 등을 통해 청소년의 첫투표를 향한 전 세계의 노력과 응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태어나 처음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맞이하는
 이제 막 성인이 되려는

우리를
함께 축하하기로 하자.

105p. 노정석


이 축하와 응원의 목소리들을 통해 박스 안에 담긴 알맹이를 ‘선물’로 보고 희망과 도전으로 보게 한다.


네번째 박스는 책에서 다루어진 민주주의와 관련된 핵심 개념어들을 정리하고 기억해볼 수 있는 간단한 게임과 테스트가 준비되어있다. 이를 통해 다시 되돌아 보며 풀어 본 상자들을 차곡 차곡 접어서 정리하고 계속 탐구하고 경험할 것들이 무엇인지 짚어보게 한다.


이제 나 자신의 민주주의 박스는 몇번째 상자까지

언박싱했는지 물어볼 차례다. 그리고 아직 채 열어보지 못한 박스 안의 박스를 열어 참민주주의의 알맹이를 좀 더 자세히 탐구하고 경험하며, 나의 곁에 있는 청소년들과 이 박스 안의 내용물이 선물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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