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회복력 - 심리학 박사가 들려주는 감정 조절 수업
리제 반 서스테렌.스테이시 콜리노 지음, 김미정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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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심리 건강'에 대한 책들이 자주 눈에 띄기는 했지만 올해는 유독 더 한 듯하다.

아마도 코로나19로 경제가 흔들리고 언택트 시대로 급변하면서 세상에 대한 부정적 감정,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이유 모를 조마조마한 마음, 불길한 예감, 수면장애 등에서 자유롭고자 상처에 둔감해지고 마음이 단단해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헤맨다. 이 책<감정 회복력>은 그런 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자극받은 감정을 회복하기 위한 힘을 기르고 인생을 든든하게 받쳐줄 정서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회복력 좋은 사람이 되는 8단계 방법'을 알려준다.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 박사인 저자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스리고 평온한 느낌을 되찾으려면 '감정 회복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가 불안을 통제 못해 그 감정이 계속되면 심혈 기관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통증 반응도 급격히 높아지고 이 상태가 만성화되면 노화 촉진과 인지 능력도 저하된다. 무엇보다 불안, 두려움 같은 감정은 우리의 선택과 결정을 부정적인 쪽으로 무게를 싣게 만들어 우리 삶의 안녕과 질을 떨어뜨리게 만든다. 이 책은 감정이 우리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감정을 잘 다스려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하고 유용한 방법들을 들려준다.

1단계 : 나의 감정 알아차리고 이름 붙이기

2단계 : 현재 나에게 영향을 주는 지나간 감정 돌아보기

3단계 : 나에게 맞는 생활 패턴으로 내 몸의 질서 바로잡기

4단계 : 부정적 감정을 끊고 평정심 찾는 습관 들이기

5단계 : 생활 습관 개선으로 심신 편안하게 하기

6단계 : 자연과 가까이하며 살기

7단계 :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해 주체적인 삶 살기

8단계 : 나에게 맞는 식단과 운동계획 짜기

책은 각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더 능숙하게 헤아리고 관리할 유익한 8단계 방법을 제시한다. 이 방법들로 우리는 자신에 관한 인식과 통찰을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데 필요한 힘을 기를 수 있다. 이 중 첫 번째 단계인 '감정에 이름붙이기'는 내가 그동안 알고 있으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실천하지 않았던 방법인데 이 책을 통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임을 깨닫게 됐다. 저자는 무의식으로 올라오는 감정을 단어로 표현하면 감정적인 뇌는 축소되고, 이성적인 뇌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해 균형적인 정서조절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감정에 이름 붙이는 행위가 감정 자체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게 해준다는 장점도 언급하면서 "불안해", "화가 나" 라는 말 대신 " 불안한 기분이 들어", "화가 나는 기분이야"라고 이름 붙이라고 당부한다. 그래야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의 느낌이 곧 내가 아님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고.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어떻게 느끼는지 알아내는 것은 불안한 정서를 가라앉히는 첫 단추이자 필수 단계다. 그러니 앞으로는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점검하고, 현명하게 단어를 선택해 표현하자.

몰아치는 감정의 파도를 인식하되 이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곧 그 파도가 빠져나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감정이나 그 유발 요인에 주의를 쏟거나 이를 판단하거나 반추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몸 밖에 있는 물체라고 생각하고 이름을 붙여 보자.

감정을 그대로 느끼되 그 후에는 기꺼이 보내줘야 한다. / p.197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감정 회복의 시작이긴 하지만 진짜 문제는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나쁜 생각은 중독성이 강하다. 특히 언짢은 문제나 상황에 과도하게 집착해 생각하는 '반추'는 위험하다. 그럼에도 나는 반추하기를 멈추지 못하고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여기며 같은 생각을 계속 떠올린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큰 그림은 놓치고, 감정에 휘둘리는 불행한 내가 되고 만다. 책은 반추하는 순간에 자신을 포착해 다른 활동으로 기분을 전환하거나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이런 행동을 취하면 반추하려는 충동을 끊어낼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생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다면 생각을 멈추는 기술을 써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멈춤 신호를 상상하거나 '생각은 방학 중이야, 지금 이걸 생각할 필요는 없어'라고 자신에게 말하고 깊이 호흡하면서 의식적으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 된다. 이는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통제할 수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게 되면 어쩌면 우리는 자신을 괴롭히던 것이 처음 생각만큼 압도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자극을 주는 사람, 요인과 거리를 두고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는 이를 반박하고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지금 내 삶에 일어나는 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균형을 옮길 수 있다. / p.202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가 바라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은 오지 않는다. 내가 잘해도 갑자기 무례하거나 몰지각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뜻하지 않는 질병과 사고를 겪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 이 책이 알려주는 유용한 전략들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그 문제가 일상의 다른 면에 영향을 주지 않게 끔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실천하는 긍정적인 행동 하나하나를 내면의 변화를 가져올 거라 믿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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