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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쓰는 우리말
서정오 지음 / 보리 / 2020년 7월
평점 :
제목은 누구나 쉽게 쓰는 우리말이지만, 내용은 쉽게 쓰는 만큼 고찰해봐야 할 내용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말에 대해 작가가 화두를 던져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서정오 작가님의 성함은 들어보았으나, 그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다만 서정오 작가님은 옛이야기를 정리하셨고 아이들이 많이 읽는 좋은 책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는 교사나 강연을 하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뱉은 말과 글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봤으면 하는 내용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러 작은 주제들 중에 사투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어렷을 적, 표준어란 교양있는 사람들이 쓰는 서울말 이라고 학교에서 배우며 일말의 의문도 갖지 않았다. 이 말이 사투리에 대해 선입견을 갖게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고, 다만 표준어를 구사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가지면서 바르게 읽고 쓰려고 노력했다. 나이가 들며 가장 후회하는 것 중에 한가지다. 왜 나는 사투리를 쓰려 하지 않았을까, 의식적으로 표준어를 구사하려고 했을까. 타지역에 나가 살며 내가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내가 굳이 고향을 밝히지 않아도 내 언어로 내 출신지가 밝혀지면 좋았을 텐데 의식적으로 사용했던 표준어 이외에 내 고향의 언어를 화려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할머니도 쓰고, 아빠도 쓰고, 엄마도 쓰는 데 그 언어를 내가 찰떡같이 배워뒀으면 내 언어가 더 풍성하고 아름다웠을 텐데라는 생각을 지금도 이따금 한다. 오히려 20살이 넘어 고향의 억양과 말씨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아쉬을 뿐이다. 쉽게 쓰기 어려워 작가님도 제목을 저렇게 지으셨나 보다.
가볍게 한 챕터씩 읽어보면 우리말에 대한 작가의 견해가 담겨있어 그걸 읽는 나도 생각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그런 재미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