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 클래식 100 - 나의 아침에 음악을 초대하는 일 하루 하나 클래식
안일구 외 지음 / 문예춘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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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으면 이 책이 좋다며 얘기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이 많이 없어 작년부터 SNS를 통해 읽은 책에 대한 수다를 떨다보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에 공감을 해주기도 하고 댓글로 소통도 하며 혼자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아 날아갈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독서토론 모임을 나가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게 나는 먼저니까, 우선은 내가 읽고 싶은 것들 내 속도대로 내마음대로 설정해서 하는 이 자유가 좋다.

이 책을 쓰신 분들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음악이 너무 좋아서, 혼자 듣기 아까워서, 그 생각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너무너무 커서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그 마음을 참아내지 못하고 이렇게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순서대로, 마음껏 들었던 것들을 한번에 폭발시키듯 써내려가고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클래식 음악에 관한 책은 전문 서적이거나 악보이거나 음악가들에 대한 전기이거나 했다. 책으로 음악을 읽어 이해한다는 것이 참 어려웠다. 이 책은 어떻게 음악을 읽을 수 있게 할까 하는 마음에 한 장 펼쳐든 순간 아, 내가 크게 오해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음악을 읽고 듣고 보게 하는 책이었다!

큰 아이가 요새 배우는 피아노 책에는 곡의 이해를 위해 QR코드가 삽입되어 있다. 내가 어릴 적에는 곡에 대한 이해는 피아노 선생님을 통해서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레슨 시간만이 절대적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어떤 곡이든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다. 심지어 여러 연주자들을 통한 다양한 해석도 가능하다.

이 책은 총 100곡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와 QR코드를 함께 담아냈다. 에피소드를 읽기 전 QR코드를 찍어 곡을 틀어놓고 읽었다. 5분 정도 되는 짧은 곡들은 에피소드를 읽고 감상하기 정말 좋았다. 하지만 30분이 넘어가는 긴 곡들은 에피소드가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욕심이 들었다.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만 담지 않았다. 곡이 담긴 영상을 통해 연주자들과 당시의 연주회의 상황도 세밀하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읽고, 보고, 들어야 하니까.

책을 읽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오래걸렸다. 한장을 읽고 짧게는 5분을 길게는 1시간을 넘게 보고, 들어야 했기 때문에.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QR코드를 통해 확인한 영상 중 좋았던 곡은 다시 듣고 싶어 저장해두었다. 연주자들에 관한 에피소드도 참 재미있었다. 눈으로만 지휘하는 번스타인, 강렬한 연주로 첼로 줄이 끊어져버렸는데 당당하게 잠시 기다리라며 나갔다 들어오는 자클린 뒤 프레,요새 내가 푹 빠져 있는 유자왕의 피아노 연주 등 읽기만 해서는 느낄 수 없는 현장의 생생함을 보고 들을 수 있다. 특히 쇼팽 녹턴 13번은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를 들으며 혼자 연습하고 있었는데, 조성진의 연주로 들으니 새로운 세상이었다. 연주자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들리다니!

연주 시간에 비해 읽는 시간이 짧다보니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들도 함께 보게 되었다. 저자들이 표현한 감동과 느낌들 모두 공감하는 걸까. 전세계의 언어로 다 같은 마음으로 연주자와 작곡가를 향해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연주와 재미있는 연주 에피소드를 나는 왜 알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나도 그 안에 들어가서 댓글로 나의 감동을 이야기하고 전하며 그들과 시공간을 초월하여 함께 놀고 싶었다.

읽고 난 책들은 보통 책장에 곱게 꽂아둔다. 하지만 이 책은 그냥 책상에 두려고 한다. 매일 책상에 앉을 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열어 음악을 연결해서 듣고 싶다. 책을 읽는 동안 이렇게 아름답고 큰 세계를 내 안에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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