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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피었다 - 2011 올해의 추리소설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강형원 외 지음 / 청어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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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추리소설 모음이지만 말그대로의 추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풍자, 심리 스릴러부터 정통 추리와 좀비물까지..
다양한 작품 모음인 앤솔로지답게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이 모였다..
하지만 그런 앤솔로지의 약점인 선정된 작품 간의 질의 차가 현저하다..

추리소설 모음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작품들은 모두 심리스릴러나 서정적인 느낌의 미스테리 같은 작품이다..
<강박관념>은 예상되는 결말에도 불구하고 이유 모를 불안감이 작품을 끝까지 읽게 하는 추진력을 갖추었고,
표제작인 <목련이 피었다>는 거대한 스릴이나 미스테리는 없지만 서로 대조적인 서정적인 분위기와 사악한 기운의 맞물림이 묘한 슬픔과 긴 여운을 남긴다..
<그녀는 알고 있다>는 말그대로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맘껏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상태에 따라 왜곡되는 현실과 결말에서 기다리는 사실은 적지않은 충격을 준다..
 
하지만 정통 추리소설의 묘미를 내세운 작품들은 어디서 본 듯한 설정과 특별할 것 없는 평이함, 그리 놀랍지 않은 트릭과 진실이 조금 맥빠지게 만든다..
정통 추리소설의 클리셰에 기대기만 하여 이야기는 빠져있고 참신하지 못한 트릭과 얕은 주제의식이 재미를 반감한다..
물론 훌륭한 추리소설 특히 단편 추리소설들 중에는 이야기보다 트릭 자체에 중점을 두는 작품들이 많긴 하나 
그만큼 이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트릭과 반전의 묘미는 이야기의 빈약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추리소설들의 장르적 장치가 그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기존 추리소설의 틀에 꽉 막힌 답답함과 상투성, 시대착오적인 흥미 유발이 짜릿함보다 씁쓸함을 남긴다..

여느 앤솔로지가 그렇듯 이 책 <목련이 피었다>도 마음에 든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이 골고루 섞여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과 작품 사이의 질의 차가 존재하는 약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분명 독특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실망스럽고 지루한 작품들도 들어있다..
어느 쪽을 택할지 선택은 독자(구매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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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아이들 3 - 배신당한 아이들 봄나무 문학선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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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권에서는 주인공이 바뀐다..
2권에서 잠깐 등장한 여학생 니나가 전면에 등장해 1, 2권과는 또다른 갈등과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1,2권이 그림자 아이 루크가 세상의 이면을 알고 거친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용기와 신념, 확신을 말한다면,
3권은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한 니나가 어떻게 그 아픔을 짊어지고, 자신 또한 배신의 갈림길에서 갈등을 하면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여준다..
자신의 목숨이 걸려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자신이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다른 이에게도 그와 똑같은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자신보다 더 안좋은 상황에 놓인 이들을 보듬을 수 있는지..
니나의 선택의 갈림길은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많은 질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결국 니나는 해낸다..
배신 당하고 악에 바치고 큰 상처를 가진 평범한 소녀는 옳은 선택을 하고 남을 위해 희생까지 할 수 있게 된다..
니나의 성장은 몰라보게 달라진 루크만큼이나 커다란 성장이다..

이제 막 3권이 번역 출간된 <그림자 아이들>은 각 권이 각각 다른 주제를 품고 있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존엄성이라는 주제를 바닥에 깔고,
자기 확신과 믿음, 용기, 우정과 희생, 세상을 보는 눈 같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을
흥미진진하면서도 무게감있는 이야기로 멋지게 포장한다..

<그림자 아이들>의 아이들은 항상 성장한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불안하고 유약하게 서있던 아이들은 이야기의 끝에선 늠름하고 훌륭한 아이들로 자라나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어떤 위험과 곤경에 처하고 어떻게 해쳐나가는지, 또 그렇게해서 얼마나 성장을 하는지 궁금증과 기대감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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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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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사회 이슈가 된 아동 성폭행..
<비스트>는 그 끔찍한 범죄의 엄청난 파괴력과 그 여파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은 단 한 번의 범죄가 그 가해자와 피해자, 그 주변 인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사실적인 묘사와 설정들로 여과없이 보여준다..

벤트 룬드는 짐승같은 놈이라는 말이 오히려 짐승에게 미안할 정도로 끔찍한 아동 성폭행범이다..
소설의 제목인 <비스트>는 바로 그런 그를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비스트> 속의 짐승은 하나가 아니라 좀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평범한 아버지에서 한 순간에 살인자로 변모한 프레드리크,
혐오에 못이겨 어긋난 살인을 저지르는 릴마센, 
삐뚤어진 분노로 잘못된 폭행을 행사하는 벵트와 친구들,  
혐오와 분노로 광기에 휩싸인 군중,
짐승 한 마리가 일으킨 만행은 전체를 뒤흔들고 그 야만성은 번져간다..

하지만 <비스트>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것은 구멍난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의 구멍으로 제소자는 빠져나가고,
교도소 내에서는 손쉽게 살인이 일어나고,
궁극적으로 두 명의 생명을 구한 시민은 10년형을 받는다..
<비스트>는 허술한 교도행정과 아이러니한 사법체계의 구멍을 들쑤시며 그 구멍 사이로 짐승과 야만성이 사회에 퍼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소설 속 사건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끝난다..
경찰은 살인자를 잡지 못하고 그는 사적 처형된다..
그로 인해 또다른 살인자가 태어나고 또 그로 인해 수많은 살인자가 태어난다..
혐오와 분노, 광기와 살의로 꽉찬 세상..
짐승들의 세상이다..

비록 추리나 스릴러 같은 장르적 재미는 크지 않지만 그에 못지 않은 감정의 동요가 생기는데,
이는 작가의 말에도 써있듯이, 이런 사건들이 실제 일어나고 있고 이런 인물들이 실제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자 출신과 실제 성폭행 피해자이자 범죄자 출신인 작가들의 결합은
이 소설을 단순히 지어낸 이야기만으로 치부하기엔 어려운 사실성과 섬뜩함을 자아낸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읽고 난 후에도 불편한, 그만큼 굵직한 담론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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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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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책 소개 잠깐 읽어보니 현실감 엄청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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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전 - 모두 나를 칼이라 했다
박애진 지음 / 페이퍼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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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바람, 사람, 다시 바람..
책의 각 장의 소제목이다..
이처럼 소설은 지우의 존재의 변화를 쫓으며 인간 혹은 존재 그 자체를 담고있다..
 
칼로 살았던 명이 어떻게 지우가 되고 그렇게 사람으로 살다가 어떻게 바람이 되는지..
소설은 그 과정을 차례대로 보여주지 않고 연아라는 인물을 매개로 오랜 고서를 뒤적거리듯이 들춰낸다..

현재의 지우가 있다면 과거의 지우는 연아다..
타인에게 존재가 덧씌워진 건 지우나 연아나 마찬가지다..
세자를 호위하는 춘검장으로서, 쓰러진 가문을 다시 일으킬 기둥으로서 그 삶의 가치가 부여된 연아는 그 무게를 힘겹게 견딘다..
하지만 지우를 만나고 바람을 보고 느끼면서 자신의 삶의 무게가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깨닫는다..
만물은 먼지에서 태어나고 먼지로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곧 세상이고 세상이 곧 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남을 위해 존재했던 연아는 그렇게 지우처럼 나를 위해 존재한다..   

지우가 칼을 놓고 바람이 된 것처럼 연아 역시 그녀를 짓누르는 짐을 벗고 바람이 된다..

삶과 존재라는 자뭇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소설은 그리 무겁지만은 않다..
<무천도사>와 <전우치>를 연상케하는 도술의 세계를 천연덕스럽게 펼쳐보이며 당연하다는 듯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가 꽤 재밌다..
또한 민간 설화와 전설 같은 익숙한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포개어 놓는 입담도 좋다.. 
그 태연스럽고 담백한 화술이 자칫 유치해 보일 수 있는 변술과 축지법, 한 맺힌 요귀 등의 소재들을 거리낌 없이 읽는 이에게 전달한다..

또한 팩션소설의 맛을 조금이나마 맛보게 하는 왕실의 권력과 암투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반정과 왕위찬탈, 세자 책봉과 권력 싸움 등이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여기저기 그 흔적을 남겨 역사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지우전>은 뛰어난 한국형 환상소설의 모습을 갖추고 그 안을 매력적인 인물들과 배경, 소재가 빼곡히 채우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삶과 존재의 무의미함과 소중함을 동시에 내포하는 도교적 성찰까지 좇는다..
도술의 세계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오랜만에 일깨워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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