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에는 사계절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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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칫솔이랑 휴지가 보여요.
이거 캠핑카인가봐요. 부럽다.
한 아이가 책을 표고 있고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표지..
이 아이는 캠핑카를 타고 캠핑을 온 걸까요?
종이의 질감만 느껴지는 두 페이지에 쓰여진 문장
한밤에 짐을 쌌다.
아빠는 이불을 두고 침낭을 챙겼다.
엄마, 아빠랑 이 아이 캠핑갔나봐~


아이의 작은 손을 움켜쥔 아빠의 커다란 손이 더 크게 보인다.
이 아이는 캠핑을 간 게 아니라 이사를 간 것이다.
집이 아닌..봉고차로..
차 안에서 침낭 속에 누운 두 사람.
아빠는 아이에게 낼부터 공사장에 일하러 간다는 말만하고 훌쩍거린다.
아이는 급작스런 상황도 당황스러울텐데 이런 아빠를 보니 더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크게 불평하지 않고 잘 버텨주는 아이가 너무 대견하면서도 안타깝다.
아빠는 아이 앞에서 씩씩한 척 하면서 미안해 한다.


아이에게 크게 신경을 써주지 못하지만 우유는 챙겨주는 아빠.
아이에게 식사를 제대로 챙겨줄 여유도 없고, 아이의 건강이 걱정이 되니 우유만 이라도 챙겨주려고 애쓴다. 
아빠의 사랑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커다란 모자를 푹 눌러 쓴 아빠의 얼굴에 눈물이 또 떨어진다.
아이에게 학교에 보내주겠다고 매달 약속하지만 약속이 쉽게 지켜지지 않는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는 아빠.
다음 달에는....약속을 지킬 수 있겠죠? 
유아인 저희 아이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지만 대충 느낌은 알아차립니다.
차에 화장실 없어? 불편하겠다. 불쌍하다.
캠핑카에 산다고 부러워하다가 공원 화장실에서 씻는 아이를 보고 뭔가 안 좋은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부모로서 아이와 이런 힘든 일을 함께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힘든 과정을 묵묵히 이겨내는 아빠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림책이었어요.
모든 걸 다 잃었지만 제일 소중한 아이를 지켜내야 하는 아빠의 굳은 의지가 담긴 커다란 손. 
이제 남은 건 손 밖에 없는 아빠의 절박한 상황이 커다란 손에서 모두 느껴집니다.
굵은 선의 간결한 그림이지만 거친 질감으로 칠해진 그림을 보며 상황에 빠져들고, 아빠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림책이었어요.


*제이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사계절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적은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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