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20년 - 엄마의 세계가 클수록 아이의 세상이 커진다
오소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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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공동체의 탄생을 보게되는 책. 엄마 (결국에는 아빠를 포함한 부모)와 자식과의 시작에서부터 20년까지의 과정에 어떤 마음으로 삶을 살아야 할지 제안하는 책. 아이를 준비하거나 낳았다면 한번쯤 읽어보며 자기 자신의 삶에 참고를 해볼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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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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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친구의 추천? 지원?으로 아몬드를 읽었다. 단 이틀, 시간으로 따지자면 약 5~6시간정도를 들여 책을 읽었다. 친구의 말대로 술술 읽히는 책이었고, 가슴이 아픈 내용이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사실 누구나 이런류의 소재로 상상을 하기 마련이다. 뱃속에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가 정상일지부터 태어나는 순간까지 여러상상을 하게되고 경우의 수를 생각하여 나라면 어떨지 가정해보는건 엄마가 아빠가 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런점에서 아몬드의 설정은 사실 그리 특이하지는 않다. 오히려 괜히 자극적이며 연민을 불러일으킬 상황을 만들어 인기를 끌 생각인가 싶은 오해만 드는 것이다. 누구든 장애를 지녔는데, 부모까지 잃고 사정이 좋지 않은 아이에 대하여 연민의 감정을 느끼며 관심을 가지게 될 테니까 말이다. 나도 사실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으니 내용을 전혀모르고 읽기 시작해버렸고, 초반을 넘어가며 '에라이 속아넘어가는 셈 치고 읽자'라는 마음이었다. 아이를 낳고는 아이에 대한 자극적인 뉴스나 소재의 글은 마음만 너무 아픈경우가 많아서 회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저그런 소설이라고 말하기에는 다 읽은 후 계속 떠오른다. 주인공인 윤재가... 곤이가... (사실 도라는 별로 떨오르지 않는다) 읽는 내내 솔직히 고백하면 윤재가 부러웠다. 물론 할머니와 엄마가 사고를 당한 것이 부러운 것은 아니고, 감정을 다른사람보다 많이 느낄 수 없는 점이 그랬다. 난 아이를 키우며 느껴지는 나의 다양한 감정들을 한꺼번에 감당하기 어려웠다. 불안, 두려움, 희열, 지침, 실망, 기쁨, 자책, 화, 슬픔 등등. 이런 감정들을 조절하고 처리해 내는 것에 거의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좀 부러운 존재였다. 남들이 놀려도 정작 본인은 수치심을 느끼지 못해 타격이없어 보였다. 사춘기를 통과하며 혼란스러운 친구관계 미래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좋았다. 담담하게(?) 사실만을 바라보며 힘들이지 않고 시간을 보내며 준비할것은 준비하고있었다. (지능이 낮지 않았으므로...) 스트레스가 없었다. 심지어 누군가의 죽음에서도 방황이 없었다. 왕따이든 폭력이든 그 무엇도 윤재를 공격할 수 없었다.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더 다른사람이라면 피했을 힘든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심박사가 말했듯 그것은 용기가 아니다. 용기가 필요없이 용기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윤재가 부럽다고하면 난 너무 어린걸까. 


- 곤이가 널 때릴 때 두렵진 않았겠구나. 하지만 그게 용감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겠지? 분명히 말해 두지만 다시 그런일이 생기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다. 그건 내 책임이기도 하니까. 결론적으로, 넌 일단 피했어야 했다. p115


이런 윤재가 도라와 곤이를 통해 감정을 조금씩 배워, 느껴가고 키가 크듯 머리도 자라 변화를 경험한다. 성숙과는 좀 다르지만 아무튼 변화된다. 난 조금 안타깝다 앞으로 윤재가 맞이할 감정에 대해 그는 몰랐던 세상을 마주하게 될 테고 그것이 쉽고 편한 세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끄럽지만 난 이제야 내 감정을 마주하고 풀어내고 조절할 줄 알게되었다. 비로소 조금 편안해 졌다. 윤재는 이제 부터 시작이다. 


- 몰랐던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는 게 꼭 좋기만 한 일은 아니란다. 감정이란 참 얄궂은 거거든. 세상이 네가 알던 것과 완전히 달라 보일 거다. 너를 둘러싼 아주 작은 것들까지도 모두 날카로운 무기로 느껴질 수도 있고, 별거 아닌 표정이나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지. 길가의 돌멩이를 보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대신 상처받을 일도 없잖니. 사람들이 자신을 차고 있다는 것도 모르니까. 하지만 자신이 하루에도 수십 번 차이고 밟히고 굴러다니고 깨진다는 걸 '알게 되면', 돌멩이의 '기분'은 어떨까. 이 예조차 아직은 네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러니까, 내가 말하려는 건....... p144


곤이.

윤재와 반대되는 캐릭터. 

사춘기의 감정에 한가운데 들어와 있으면서 상황도 좋지 않아 모든 감정이 안좋은 쪽으로만 향하는 아이. 하지만 결국에는 바르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아이. 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을 꼽으라면 이 캐릭터이다. 행동과 말 모든것으로 반항하고 있지만 아주 깊은 마음속에는 누군가 자신을 사랑해줬으면, 바로잡아 줬으면 하는 (본인도 본인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그런 아이. 그런 아이에게 감정섞이지 않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윤재'가 밑도 끝도없는 우정으로 손을 건넨다. 그것이 참 좋았다. 아무런 계산이 없는 행동. 곤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아니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원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아무런 계산이 없는 유일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바로 어린 아이들의 부모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사랑이 아니라!) 어린시절 아이들은 부모가 어떤 사람든 받아들인다. 그 어떤 바람도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밀어내도 사랑한다. 그래서 난 부모자식간에 조건없는 사랑을 받는쪽은 오히려 부모라고 생각한다. 


친구와 서로 이 책을 다 읽고 후담을 나누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책이 좀 짧았다고. 소재와 줄거리의 아쉬운 점이 많았고, 주인공 엄마나 할머니의 이야기를.. 도라의 이야기를... 그리고 윤재, 심박사, 곤이와 곤이 아빠 엄마의 이야기를 좀 더 길고 자세히 적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뜬금없고, 맥락없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기에 좀 아쉬웠다. 


그래도 아몬드 소설 덕분에 오랜만에 청소년 문학에 대하여 달달한 감정과 아픈감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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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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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한달여동안, 아니 느낌으로는 몇 일만에 와일드를 모두 읽었다.
난 "언니공동체"라는 카페에서 이 책에대해 듣고 호기심이 났지만, 사실 이 표지와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았다. 책이 나온지 아주 오래되었으니(약10년) 그럴만도 하다. 너무나도 솔직해서 '이래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라는 리뷰를 읽고, '수필이 다 솔직하지 그럼 거짓이 있을 소냐. 솔직함이라는 것이 조금 솔직한게 있고, 아주 솔직한게 있을 수가 있나?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 책의 특별함은 "솔직함"이라는 찬사가 따르는 것일지 궁금했다. 
 셰릴이라는 저자가 미국아래 맥시코근처부터 미국위 캐나다 근처까지 PCT라는 종단길을 걷는 내용이다. 나는 최근들어 '걷기'와 '등산'이라는 활동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서인지 그녀의 걸음과 여정이 궁금하기도 했다. 이러저러한 궁금증들이 나를 알라딘중고서점으로 이끌어 이 책을 검색하고 구입하는데 까지 이끌었다.

집에서 회사까지도 걸어가본적이 없는 나여서 도보여행이라는 것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게 그녀의 책으로 도보여행을 느껴보았다. 생각보다 친절하고 선뜻 선의를 배푼 많은 사람들에 놀랐다. 책 표지 뒷날개에는 이미 나이가 들어버린 셰릴의 사진이 있었으므로 읽는 내내 그 얼굴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였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녀는 26살이었고,  험난한 산길에서는 당연히 매우 어린 여자아이로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여자이기때문에 당연히 겪을 불안과 공포등도 읽는 내내 선했다.

어린시절의 아버지에 대한 학대와 부재, 어머니의 불안한 낙천성(그것이 그녀에게 되려 독이되고 또한 약이되어준다) 가난과 저자의 치기어린 결혼. 그리고 엄마의 때아닌 죽음과 불륜, 마약 결국 이혼. 이 모든 것. 어린 그녀가 감당하기어려운 것이었을지 모른다. 특히나 그동안은 너무나도 낙천적이었던 엄마 곁에 있었으므로.... 

자신의 잘못을 하나하나 일일이 더 적어내려가고(영원히 박제되어 세상 모든 사람이 알게될텐데!!)
여행중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솔직한 자신의 생각도(응큼한 생각을 품거나 한심하게 바라보던 그런 눈빛모두)
심지어 여행중 만난 하룻밤에 대한 상황묘사까지(앞으로 이여자는 결혼할 생각이 없는건가??!!!! 란 생각을 했다)
정말 솔직했다. 굳이 적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적지 않았다면 이 책이 이만큼 인기가 있을 수는 없었을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나 영원히 박제될 것 같은 치부는 남기기 싫어하니까. 

이 책을 다 읽은 오늘,
사실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새벽에 불곡산을 올라갔다. 혼자.
겨우 해발 336미터이고 걸은 전체거리가 겨우 4.5키로라서 셰릴에게 비하면 (하루에 30키로를 걷는) 아무것도 안되는 걸음이지만 나는 이런 걸음이 생소한 경험이었고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깜깜한(동트기전) 산을 오르며 그녀가 경험했을 공포도 아주 살짝 공감해보았고,
찬바람을 뺨에 맞아보며 영하의 눈밭을 걸었을 그녀의 강함도 아주 살짝 공감해보았다.

책 말머리에 결혼하고 아들과 딸을 낳은 자신의 상황을짧게 남겨두었는데 그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방황의 시간을 끝냈다.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달리 할 수있는 것이 없었고, 그녀는 그렇게 걸었고, 그녀가 꿈꾸었던 가정을 꾸리고 또 알 수 없는 길로 나아가는 중이었던 것이다. 과거의 치부책을 써내려가면서 말이다. 


나도 생각해본다.
오십이 넘어 육,칠십정도쯤 되면 나의 치부책을 적을 수 있을까.
내 방황의 시기를 솔직한심정으로 적어내려갈 수 있을까 말이다. 
내 인생에서의 방황의 시기가 언제였을 지는 아마 그때가 되면 좀 더 명확해 질 것 같다.
다만 바랄수있다면 그때 부디 후회하지 말기를.. 그것만 바랄 뿐이다.
누구든 그렇겠지만 나도 별 수 없지않은가. 삶은 계속되고 나는 그냥 계속 걸어가는 수 밖에...


인생이란 얼마나 예측 불허의 것인가. 그러니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 P549

나는 몸을 굽혀 모래 위에 폴의 이름을 썼다.......(중략)
... 그렇지만 지금 이렇게 폴의 이름을 쓰면서 나는 이게 마지막이 될거라는 사실을 예감했다. 더 이상 폴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알고 싶었다. 내가 폴을 떠난 건 실수였을까? 폴을 그렇게 대하면서 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 아닐까? 내가나를 용서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절대 저지르지 말아야 할 일을 해버리긴 했지만 그런 나를 내 스스로 용서할 수 있다면? 내가 새빨간 거짓말쟁이고 사기꾼이며 내가 저지른 짓에 대해 변명의 여지도 없지만, 단지 내가그렇게 하기를 원했고 내게 필요했던 일이라면? 정말 후회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그떄와 똑같이 행동할 수 밖에 없다면? 그때 만났던 남자들을 사실은 내가 진짜 원했던 거라면? 마약이 내게 뭔가를 가르쳐주었다면? 그때 할 수 있었던 대답이 노가 아니라 예스가 최선이었다면? 모든 사람들이 내가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일들 때문에 내가 지금 - P457

여기까지 와 있는 거라면? 아무것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면? 아니, 이미 내가 다 회복되었다면?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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