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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여기 남쪽마을은 벚꽃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조용히 숨죽이다 세상에 반짝 터져나온 존재
퇴근길 어스륵해지는 저녁거리에 핀 벚꽃에 가슴이 아팠다.
금세 사라질 처절한 아름다움이란
존재하는 것은 사라질 것이기에 가볍다.
멋진책이다. 어려운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가벼움이나 무거움이란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어휘로 풀어나간다.
인생에서 가볍다고 느낄때는 언제일까?
사랑하는 애인을 안아올릴 때, 화장실에 큰일보고 나왔을 때, 퇴근길의 가벼운 발걸음 등 뭔가 홀가분하거나 기분좋은 이미지다.
반면에 무겁다고 느낄때는 너무많다. 일, 결혼, 사랑, 집, 돈,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예기하는 것들은 너무 무겁다. 무겁다고 느껴진다.
그런 무거운것들도 죽음으로 한번에 모두 가벼워진다. 그러므로 사실 너무 가벼운것들이다.
공장을 더 짓고, 바다를 막아 논을 더 만들고, 약한나라는 힘으로 눌러 강대국을 건설해 지상에 천국을 만들어야한다. 더 좋은 직장에 가서 더 많은 돈을 벌고, 훌륭한 배우자를 만나서 남보다 뛰어난 자식을 기르고, 건강에는 누구보다 자신있고, 여유있게 해외여행도 즐기면서, 남보다 좀더 행복해야하는 것들은 요즘은 너무도 당연한 인생의 무게이다.
훅 불면 한꺼번에 사라질 암것도 아닌것에 혹은 너무도 가벼운 것에 무거워하는 것은 아닐까?
책속의 주인공들도 우리처럼 각자의 인생의 무게와 존재의 가벼움으로 방황하며 살아간다.
매순간 선택하며 돌아갈 수 없는 인생을 우리는 살아간다.
존재는 누구에게나 같은 무게로 다가올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너무도 너무도 가볍기에 벚꽃처럼 금방 사라져 버릴것이기에 처절하고 눈부시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