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촉망받는, 젊음과 재능으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19세 Esther 는 뉴욕시에서 한달간의 인턴생활후에 갑작스레 정신병에 걸린다. 글도 쓸수도 읽을 수도 없고 잠도 자지 못하다 자살시도후에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받다가 퇴원을 위한 마지막 인터뷰 직전에서 소설은 막을 내린다. 자살시도나 자살충동에 대한 얘기들은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있어서( 타살이 끔찍하듯이 내겐 자살도 살인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읽기 힘들었는데 끝내고 보니 읽어볼 만한 책이었던거같다.
줄리안 무어가 치매에 걸린 언어학 교수를 연기한 steel alice 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 치매도 끔직해서 영화를 끝까진 보지 못했다). 유방암에 걸리면 리본달고 병과 싸우는것을 드러내는걸 용감하다고 받아들여 주지만 치매에 걸리면 쉬쉬하고 주위에서 격려받지 못한다고 주인공이 말하는게 인상깊었다. (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병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날 갑자기 발현한 질병일 뿐인데 환자를 원망하기도, 전염병환자처럼 피하기도 한다. 읽으면서 나도 계속 이 breakdown 이 뭣때문에 왔을까 나중에 설명해 주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뉴욕시의 화려함과 방탕함, 수많은 경쟁과 스트레스, 여자에게 부여되는 이중부담(가정과 일), 엄마가 있지만 기댈수 없고 혼자 힘으로 개척해야 하는 부담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처음 접하는 거절등 이유를 찾고 있었다. 작가는 갑자기 bell jar가 또 내려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짤막하게 표현할 뿐이다.
미녀와 야수에서 나오는 bell jar는 시들지 않는 장미를 보관하는 아름다운 그릇이지만 이 책에서 표현하는 bell jar는 세상과의 단절이며 왜곡이고 숨막힘이다. 정말 잘 지은 책제목인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