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leftovers
김민주 지음 / 히스테리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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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없는 삶을 살지 못하는 잔여의 삶을 확장하는 여자. 읽고나니 삶과 그 속에서의 정체성과 내 자리, 마음을 둘러볼 시간을 준다. 생각의 골이 깊어져 늘 싱숭생숭한 나라는 인간도 잠시나마 확신을 갖게 해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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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leftovers
김민주 지음 / 히스테리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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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는 '여자'를 따라간다. 길(23p)에서 읽기가 올해의 주인공이라는 예술가(24p)를 만나 남의 의중을 읽는 일에 조금 익숙해져 보려고(24p) 화면 속 여자가 말하는 잔여 없는 삶(53p)을 들여다 본다.


 

독자의 삶에 질문을 던져 사유하게 만드는

여자처럼, 자유롭게 여자를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이 읽는 사람이 모두 아름다운 걸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야(41p), 라던 여자의 말처럼 독자는 아름다운 글을 읽었다고 그에 걸맞는 아름다운 리뷰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좌절한다.

중요한 것은 여자가 독자에게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이다. '여자'가 남긴 '잔여'가 독자를 잊고 있던 기억을 불러 일으크키고 글과 말이 쌓여있는 이곳과 저곳으로 떠민다. 독자는 자신만의 잔여에서 글을 쓴다.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써도 되는지 망설이는 독자에게 여자는 써도 돼요(가도 돼요35p)라고 답해준다.

독자는 여자餘字를 처음 봤을 때 여자女子인 줄만 알았다. 여자는 여자에게 기대되는 규범적 이미지를 벗어난다. 모든 사람이 되고 사물이 되어 유동적으로 존재한다. 여자의 정체성을 여자에 한정하지 않는다. 여자는 가고 싶은 곳에 가며 자리를 옮겨다니며 또는 왔던 길을 다시 가기도 하면서 생긴 잔여를 통해 남을 위해 자리를 비워두는 것과 네가 아닌 걸로 속을 채워 두는 게 다르다는 걸 이해(110p)하며 글쓰는 존재(호모 스크립토르, Homo Scriptor)로서 맨손으로 쥐기에 너무 뜨겁고 장갑 낀 손으로 잡기에는 정말이지 따뜻한 말인 '우리'(178p)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별하였을 때 우아하게 낙담하길 원하고, 막힌 길 앞에서 섰을때 의연하게 옆길을 헤아려 나아갈 수 있고, 미래를 불확실한 것으로 두고도 행할 수 있고, 결과와 보상과 대가의 자리를 비워둘 수 있고, 거기에 실패가 있어도 갈 수(137p) 있기 위해, 여자는 마음이 괴롭지 않기 위해 중요한 것에 시간을 쏟으라고 말한다.(149p)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불안해하기 보다 현재 내 남아있는 것들을 헤아리고 중요한 것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150p)하고, 언제나 포옹으로 끝나야 한다.(156p)

여자는 여자를 남겼고, 여자에서 또 다른 여자가 출현할 것이다. 그렇게 여자들은 잇고 이으며 존재에 질문을 던지며 애도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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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오리진과 변주들 - 햄릿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사랑받는 캐릭터의 근원을 찾아서
장상용 지음 / 요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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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보들과 잘 잡하지 않았던 책들을 알게되어 재미있었다. 

특히 거인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갖고 반성할 수있었다. 


종종 이야기를 쓴 비화같은 걸 알 수 있었는데 그것도 종종 즐거운 일이었다. 

오즈의 마법사의 이름을 짓게된 이야기나, 햄린의 오리진을 살 펴볼 때, 암레트amleth의 맨뒤 H를 맨 앞으로 옮기면 햄릿Hamlet이 된다는 것 등 사소하지만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역시나 어떤 분야든 오리진을 탐구하는건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변주들도 나오는 것일 테지 ^^


다만 아쉬운 점은 그리스 로마 신화 위주여서 우리나라 이야기의 오리진에 대해 알고 싶었다는 점.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 

세상의 많은 오리진들이 있는데 다 다루기는 어려우셨을테지만 ㅎㅎㅎㅎ 기대해봅니다 ㅎㅎㅎ

또한 최근 트렌드인 다시쓰기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신데렐라 변주 중 하나인 페미니즘으로 해석한 리베카 솔닛의 해방자 신데렐라 이야기가 나왔어도 좋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웹툰과 영화, 만화 다양한 변주들을 소개해주셔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악마와의 계약연애가 나왔을때는 소리를 질렀을 정도! 많은 이야기들을 읽은채로 접하면 더 재밌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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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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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나의밤을떠나지않는다. Je ne suis pas sortie de ma nuit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김선희 옮김


아니 에르노는 4월 20일 일요일, 50세 때 찍은 어머니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어머니는 꼭 살아있는 느낌이었고, 흑백사진이었지만 햇빛이 내리쬐고 있어서 마치 컬러사진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는 아니. 나도 그의 글을 읽고 있자니 그가 있었던 시간과 장소에 함께 있는 듯 답답함과 죄책감, 슬픔 그리고 희망 또는 그리움 적혀 있지 않지만 느껴지는 그의 감정들이 흘러들어온다. 흑백의 종이와 텍스트가 마치 살아서 그의 마음을 꽉 안아주고 있는 듯하다.


알츠하이머에 관련된 이야기는 나에게 꽤나 큰 인상을 주었다. 영화 스틸엘리스나 故 박완서 작가님의 포말의 집 등. 여러 이야기들 속에 등장한다. 그러한 이야기들은 두려움과 슬픔 막연함을 가져다 준다. 

아니 에르노가(소설이지만 그는 허구는 쓰지 않기에 화자/작가아 아니라 언니의 이름을 그냥 쓴다) 담담하게 하루의 일상을 써내렸기 때문일까? 나는 그에게 자꾸 말을 건네고 싶다. 


그의 소설들을 거의 대부분 읽었다. 그는 인생을 글로 썼고, 그 글은 나에게 또 하나의 세계가 되었다. 어릴적 부터 청소년-대학생을 거쳐 중년을 넘어가는 그의 일생동안 어머니는 언제나 등장했고, 그의 곁에 있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자니 더 마음이 먹먹했던 것 같다. 


책의 절반을 넘기자,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 입술을 앙다물고 읽었다. 한 번 읽었던 책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내 삶에 뗄 수 없는 사람의 변화와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겪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는 것이 아니다. 돌아가시느니 차라리 미쳐서라도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에 동의하며, 고르고 골라 몇 문장을 골랐다. 그래도 아니 에르노님, 문학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했고, 당신의 어머니도 그 많은 사람들 속에 포함될 거라고 저는 믿고 싶어요. 


서평을 써야하는데, 서평을 쓸 수가 없다. 누구라도 그의 글을 읽으면 그의 인생을 함께 걷게 된다. 아니 에르노가 노벨 문학상을 타고, 그를 소개하는 글 중에 '칼 같은 글쓰기'라는 말이 두드러지게 쓰이는 것을 보았다. 그럴까? 어떤 좋은 의미로 표현되었던 간에 나에게 그의 글은 칼보다는 따듯하고, 그보다는 뜨거운 아니에르노 그 자체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라는 말이 있다. 그녀의 일상, 삶 자체가 역사이며 많은 여성들의 서사이다. 






어머니는 내 친구가 날 만나러 올 때면 "아니! 누가 찾아왔다"하시며 기뻐하곤 했다. 어머니는 방문을 아주 중요시했다. 그것은 사랑의 증거이며 타인의 마음 속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징표라고 생각했다. - P94

어머니는 받기보다는 주는 것을 좋아했다. 자신의 품위를 높이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인정받기 위해서 그랬던 것일까? ...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 게다가 내가 지금 무언가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주는 방법이 아닐까?
- P112

안경 쓴 여자가 울면서 "죽어버리고 싶어"라고 말하자 항상 눈이 붉게 충혈된 남자, 바로 곁에 있던 남편은 "나를 말려 죽이는 건 바로 너야"라고 나지막이 대답했다. 아마도 그 말이 사실일 것이다.
- P128

(이렇게까지) 괴로울 줄은 미처 몰랐다. 어머니를 다시 보고 싶은 욕망을 주체할 수가 없다. 이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예측조차도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느니 차라리 미쳐서라도 살아 있기를 바랐다. - P146

어머니를 위하여 세상에 남겨 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뭔가 글로 쓴인 것 외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동안의 기록을 책으로 펴낼 생각을 하니 두렵다. 문학은 어머니를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 P149

감동적이지도 않은 이 말들을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언급해야 하는가 보다. .. 사람들은 고기의 어떤 특정 부위를 꼼꼼하게 고르느라 늑장을 부렸다. 정말 지겨웠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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