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춤을 추고 싶을 때까지 춤추지 말아야 한다.

고래여, 춤추지 말라 - 해학과 풍자의 인문학
이인환 지음 / 도어즈 / 2015년 4월

제목부터 특이한 책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는, 제목에 고래더러 춤추지 말라고 한다. 어떤 의미일까 고민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답은 첫 번째 챕터에 있었다. 자유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책을 다 읽는데 걸린 시간으로 치면 별 거 아니지만 기간으로 치면 꽤 된다. 챕터 하나를 조금씩 쪼개 읽기도 했고, 이해가 안 되어 같은 문장을 여러 번 본 경우도 있었다. 책이 난해했다는 게 아니라 너무 심오한 부분들이 군데군데 깔려 있어서였다. 

처음에 챕터의 제목만 봤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왔던 것들이 제목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제목을 알고 그 제목에서 나올 것 같은 내용을 상상했다면, 생각보다 다른 방향의 부분이 많이 나와 당황할 수도 있다. 챕터마다의 소제목은 진부할지 몰라도 내용은 그렇지 않다.

전반적으로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은 예시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인문학적 이야기에 예시까지 인문학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간 부분이다. 읽다 보면 '음? 이게 이런 뜻이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보통 예시를 생각하면 이해를 더 좋게 하기 위해 좀 더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으로 더 밀접한, 그리고 좀 더 쉬운 것을 건드리는데 이 책은 그 예시조차도 아래에 뭔가 묵직한 것을 깔고 있다. 그리고 인문학에 대해 잘 모르고, 철학에 대해서는 더 모르는 아직 입문 초기자의 눈에는 내용과 예시는 시간을 두고 차차 더 봐야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고 지나가기에 적합한 책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두고 생각을 하며 다시 읽기엔 좋을 책이다. 한꺼번에, 그리고 한 번에 다 읽어내려가는 것보다 챕터별로 나눠서 조금씩 읽고 생각한 후에 다시 읽고 또 시간이 지난 후 반복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집에 있지만 미뤄두고 아직 제대로 안 본 다른 과학서들을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인문학과 과학의 특별한 연관점을 생각해보거나 하지 않았고, 인문학에 과학이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모르겠지만 과학에 인문학은 많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은 과학이 나아갈 방향, 인간적인 과학이라는 부분이라는 것에서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