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카톡 - 읽다 떠들다 가지다
김성신.남정미 지음 / 나무발전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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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카톡을 처음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딱 집어낸 부분을 읽은 후였다. 독서의 그릇된 방향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늘 내가 생각한 부분과도 비슷해서 북톡카톡에 더 흥미가 일었다.

 

32개의 챕터 속에 등장하는 그보다 더 많은 책들에 대한 두 사람의 서평톡(?)을 읽으며 내가 제일 흥미로웠던 챕터와 책이 있었다. 가장 흥미롭게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장서의 괴로움'이라는 책에 대한 챕터가 아닐까. 지금 다시 훑어보며 생각해도 그렇다.

 

책을 조금이라도 읽는 사람들에게 책은 가끔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돈으로 다 환산하면 얼마지? 라는 생각이 불연 듯 들기도 하고, 이 많은 책을 누가 다 읽었지? 라는 생각과 더불어 다 읽었지만 이 책은 좋았고, 이 책은 별로였고, 이 책은 재밌었고, 이 책은 이해가 안 된다 등등의 생각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해를 다 하든 못 하든 책은 조금씩 더 자리를 차지하며 몸을 불리고 나는 무의식 중에 습관처럼 책을 사기도 하고 또 그걸 쟁겨두게 된다.

 

어느 날 책장이 좁아서 책 꽂을 자리가 현저히 줄어들었을 때에야 '?' 하고 입 밖으로 소리가 튀어나온다. 그것을 이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흥미롭게 자각했고, 나와 같은 증상을 다른 사람도 비슷하게 인지하고 느낀다는 게 재미있기도 했다. 지은이 중 한 명인 김성신 씨가 소장하고 있는 책 때문에 걱정 되어 건설 회사에 전화를 했다는 도입 부분의 톡은 진짜 웃겨서 혼자 낄낄 웃었다. 주택에 사는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이 챕터를 읽고서 '장서의 괴로움'이라는 책은 꼭 사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인문학부터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화가 이 속을 오가는데... 물론 간혹 야한 이야기도 있어서 긴장감 없이 책을 읽을 수 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두 사람만의 시각이면서 남녀의 시각, 그리고 각자 다른 삶을 살다가 현재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의 대화가 이 책을 더 스스럼없이 읽고 대하게 해준 것 같다. 물론 카톡의 형식을 빌었다는 점도 굉장했다. 대화와 토론이 글로서 형태만 바꿨을 뿐이다. 누구나 쉽게 이 책에 다가설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면을 칭찬하고 싶었다.

 

실제로 어려운 내용, 생각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나 무거운 주제가 곳곳에 깔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너무나 어려워서 다시 잡기에 꺼려진다거나, 무거운 주제로 인해 읽고 나서도 한참 멍했다는 기분보다 그 챕터와 이 두 사람의 대화를 읽고 나니 나도 마음속으로 그에 답을 하고, 그들이 읽은 책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읽고 나서 내가 이 토론에 낀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이야기하게 될까 그것도 궁금해 하면서 말이다.

 

 

 

나도 내 지인과 카톡으로 사회현상이나 읽은 책에 대한 줄거리 등을 서로 이야기하며 인상 깊은 구절 등을 전달하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정확하게 그런 구조를 띄어 대화를 통해 더 쉽게 글을 접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자기들이 읽은 책을 간단하게 소개도 하고 내용을 피력하면서 생각을 전달해 전혀 더 어려운 느낌이 안 들었다.

 

나와 카톡으로 이런 대화를 자주하는 지인에게 '북톡카톡'을 소개해 주었다. 아마 지인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와 서로 좋았던 부분,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다른 독서에 대한 이야기까지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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