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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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딱 이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경계선인 것 같다.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확신없이 이야기를 나에게 건네보는 작가님 덕분에,
거부감 없이 공감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것이 진정한 (파괴력 넘치는) 힘이 아닐까 싶다. 바람이 아닌 햇빛에 옷을 벗은 나그네처럼.

요즘 한국 소설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내가 옳다는 엄청난 확신, 과장된 예시들과 듣기 부담스러운 분노가 아니라 딱 이 정도. 내 마음 속에 와 닿을 수 있는 딱 이 정도.

‘알지만 내 기분을 위해 내뱉었어야 하는, 괜한 화풀이, 그로 인한 상처, 결국 가장 상처를 입고 상처주는 사람은 가족’이라는 생각을 떠올린 작품은 답신과 파종이었고,
(“상처를 주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나와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또다른 내가 싸우고 있었지”)

’누군가를 향한 지속적인 은근한 무시‘는
이모에게,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이렇게 두 작품을 읽었을 때 많이 생각했다. 사랑한다면 칭찬을 해주기도, 사랑한다면 표현해주기도 바쁘단 사실을 항상 깨닫고 사는 삶이길.


살아가면서 들었던 감정들이지만
딱히 글로 써보거나 정리해본적은 없었던
내 안의 감정들이
개인적인 경험과
수치심
부끄러움과 함께
상처가 존재했었던

이 모든 것들로
많이 공감하고
많이 아파하고
많이 위로받았던 독서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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