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채희동 지음 / 생활성서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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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동 목사님의 유작 중에서

김해화님의 '새로움에 대하여'

땀과 기름에 절어가며
낡아
빛 바래고
너덜너덜해지는 작업복

벗이여
새로움이란
새옷을 갈아입는 것이 아니네
이렇게
거짓없이 낡아가는 것이네

무엇인가 답답하고 막막하던 차에 만난 고인이 되신 선배님.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내 가슴을 도려내고 싶은 심정을 이기기 위해 목사님이 남기신 책들을 사서 읽는 중이다.

계속되는 무의미한 일상과 계속되는 나를 향한 타자들의 손가락질과 질타들.. 무엇인가 변화하여 새로운 존재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언제나 또 그자리인 내 자신을 스스로 욕하고 비난하다가 이 글을 읽고 얼마나 가슴이 아펐는지 모른다

진정한 새로움은 옛 사람을 벗어 버러야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거짓없이 진실되게 자기의 삶이 낡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 하루를 살아도 내 손과 발로 땀흘려 일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며 내 것을 이웃과 더불어 진실되게 살아가는 삶, 어쩜 너덜너덜해진 작업복은 우리가 입어 왔던 주름잡히고 곪아터진 내 인생의 작업복일지라. 아무리 삶이 힘겹고 어려워도, 세상이 나의 희망과 꿈을 가두어도 성실과 정직이 담긴 그 낡은 작업복을 입고 진실되게 낡아가라는 채희동 목사의 목소리, 새로움이란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일, 나의 숨결과 땀이 배어 있는 일터, 가정을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나의 땀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 삶 속에 흐르는 일이며, 나의 손과 발이 사랑으로 더욱 낡아가는 일이라는 목사님의 말에 나도 모르게 '아멘'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묻는다. "신앙인에게 새로움이란 무엇인가?" 너덜너덜해진 인생을 통해 그리고 너덜너덜해진 십자가를 지고 더욱 낡아진 그 분의 삶을 이루기 위해서 나의 손과 발로 진실되게 하루하루 낡아지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내 안에 이미 하나님의 나라를 맛본 것이며, 새날을 사는 것이며,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폭풍우가 몰아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인생의 항해중에서 열심히 노를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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