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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의 다이어리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6
엘런 델랑어 지음, 일라리아 차넬라토 그림,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9월
평점 :

친정 엄마도 일기를 쓰셨고 저도 꽤 오랫동안 일기를 썼기에 일기와 관련된 그림책이라는 설명이 더 와닿았네요. 학창 시절에는 숙제로 조금은 억지로 쓰는 일기지만 그 이후에는 그 날 하루를 돌아보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게 일기네요. 시간이 지나서 그 당시를 추억할 수도 있고요.
표지에 나와 있는 예쁜 소녀가 리시인가 보네요. 팔에 꽃다발과 일기장을 들고 행복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고 있네요. 꽃다발이 있는 걸 보니 누구의 생일이거나 기념일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과연 누구에게 줄 선물을 가지고 가는 것이기에 저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가는 걸까요?
이 책의 작가 엘런 델랑어는 네덜란드에서 어린 시절부터 그림책에 빠져 들었다고 하네요. 의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면서 첫 그림책을 출판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네요. 지금까지도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꾸준히 책을 펴내고 있다니 작가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네요.
그림을 그린 일라리아 차넬라토는 이탈리아 대학에서 시각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지금은 일러스트로 활동하며 그림책과 잡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하네요. 이 책이 국내에 소개되는 작가의 첫 그림책이라니 작가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 소중한 책이네요. 누구에게나 처음은 설레고 기대되는 것이니까요.
책을 펼치면 작가 엘런은 사랑하는 할머니와의 추억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하고 그림 작가는 할아버지가 일기를 쓰진 않았지만 삶의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함께 채워나갔다며 이 책을 바친다고 하네요. 작가들이 조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나봐요.

리시는 엄마 손을 꼭 잡고 가장 좋아하는 가게로 가서 할머니의 생일 선물을 사고 꽃 가게에 가서 알록달록 꽃다발을 골라서 할머니를 만나러 가요. 얼른 할머니를 만나 선물을 주고 싶은 생각에 리시는 행복하고 설레네요.
할머니를 만나자마자 품에 와락 달려들어 안긴 리시는 할머니에게 입을 맞추네요. 엄마는 함께 들어가지 않고 어디를 가시는지 리시 혼자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네요. 할머니도 리시를 만나서 너무 좋아하시네요. 부엌에서 케이크와 차를 가지고 거실로 나간 리시는 꽃다발과 선물을 할머니에게 내밀어요. 할머니는 리시의 꽃다발과 선물이 마음에 든다고 하네요. 그런데 리시는 궁금한 게 생겨서 할머니에게 물었어요. " 할머니, 일기가 뭐야?"

할머니는 일기에 대한 사전적 설명 대신 옛날 일기를 읽어준다고 하네요. 소파에 앉아서 할머니가 읽어주는 일기를 들으며 리시는 일기장 속 소녀와 자신이 똑같이 스케이트 타는 걸 좋아한다는 걸 발견하네요. 두 편의 일기를 들은 리시는 일기 속 주인공이 누군지 궁금해 하네요.

할머니는 리시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리시"라고 말해주네요. 그건 자기 이름이라며 놀라서 소리치는 리시에게 할머니는 웃으시며 일기 속 주인공인 할머니가 리시만 했을 때 쓴 것이며 리시의 이름을 할머니의 이름에서 따서 지은 거라고 하네요.
할머니는 지금까지 일기장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전부 모아 놨다고 말하면서 중요한 일을 기억하려고 일기장에 다 써 놓았다고 하네요. 리시는 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도 일기를 써보고 싶다고 하네요. 엄마가 데리러 왔을 때도 할머니의 일기 이야기만 반복하네요. 그 날 밤에는 다음 날 첫 일기장을 고르러 갈 생각에 너무 설레서 잠을 잘 수도 없네요. 리시도 할머니처럼 일기를 꾸준히 쓸 수 있을까요? 리시에게 일기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리시의 다이어리는 유아 그림책이 아닌 100세 그림책이라고 해요. 요즘은 그림책을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니 이 책도 읽는 사람마다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겠죠?
친정 엄마는 지금까지 일기를 쓰시면서 가끔 한 번씩 읽어보시고 생각나지 않는 것도 일기를 보면서 확인해보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때 느낌이나 생각을 어땠는지 읽어보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짧게라도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반성하는 것을 좋아하고요. 7살 둘째도 이 책을 읽더니 바로 일기장을 달라고 해서 일기를 써서 자랑스럽게 보여주네요. 이제 매일 일기를 쓰겠다니 한 번 믿어 보려고요.
할머니와 손녀가 일기를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돈독한 관계를 맺어 나가는 그림책의 내용이 마음에 많이 와닿네요. 저희 아이들도 조부모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부모와 형제자매간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겠지만요.
이 책은 100세 그림책이니 다양한 연령이 읽어 보고 각자의 느낌을 말해보고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네요. 할머니와 손자손녀가 읽으면서 이야기 나누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주니어RHK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