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비타 단비어린이 문학
은정 지음, 이여희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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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스스로 껍질을 깨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찾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단편동화집이라는 소개에 마음이 끌렸네요. 단비어린이 출판사의 책을 몇 권 읽어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전부 단편동화집이었네요. 단편동화집은 여러 편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항상 재미있어요.

이번에 읽어본 단편동화집은 제목이 '뉴런비타'인데 무슨 의미인지는 잘모르겠네요. 표지 그림을 보면 엄마와 딸이 어딘가 아래로 떨어지고 있네요. 상황이 급박해 보이는데 도와줄수 없어서 안타깝네요. 꼭 껴안고 떨어지는 이 모녀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표지 그림을 보니 이 책에 실린 5편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네요.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작가가 동화를 쓰면서 좋았던 건 자신 안의 어린이와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라네요. 지금은 어른이 되어 모든 일에 담담해 보이지만 자신 안에 상처받아 슬픈 어린이가 숨어 있었대요. 글을 쓰면서 그 상처들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자신 안에 있던 어린이가 조금은 위로와 위안을 받았대요. 저도 작가님처럼 제 안에 숨어있는 어린이와 만나보고 싶네요. 겁 많고 소심하고 상처 잘 받는 어린이가 숨어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글을 쓰다보면 만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뉴런비타에요. 나나가 학원을 몇 번 빼먹어서 엄마가 교문 앞까지 데리러와요. 나나 앞으로 검은 고양이가 지나가고 차들이 빵빵거리면서 지진이 일어나고 앞서가던 엄마가 땅이 무너지면서 구멍 속으로 떨어지고 자신도 떨어지게 되네요. 그런데 이 상황이 자꾸 반복되는 거에요. 나나는 반복되는 상황을 알지만 엄마는 아무 것도 몰라서 더 불안하고 무섭기만 하네요. 나나에게는 왜 이런 끔찍한 상황이 반복되는 걸까요? 나나는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두 번째 이야기는 수수께끼 내기에요. 민우의 취미는 수수께끼 내기인데 들어 줄 사람이 없네요. 민우는 엄마한테 로봇 형을 사달라고 조르고 최신형은 아니지만 멋진 로봇 형을 선물 받네요. 로봇 형은 민우의 말을 잘 들어주고 수수께끼 내기도 하네요. 민우는 로봇 형이 너무 좋아요.

민우는 학교에서 인공지능 '에아'가 설치된 연구소로 견학을 가고 그곳에서 '에아'를 만나게 되요. 에아는 에어버스만큼 큰 투명 사각 유리 상자 안에서 아름다운 빛의 파도 물결을 이루며 상냥한 여자 목소리로 응답하네요. 강박사와 에아의 다툼 후 에아는 최신 로봇을 이용해 인간들을 통제하려고 하네요. 강박사는 에아에 의해 사무실에 가둬지고 아이들은 에아의 통제에 따라 집으로 돌아가게 되네요. 민우는 로봇 형의 연락을 받고 로봇 반란을 알게 되고 이 상황을 벗어날 방도를 찾네요. 과연 민우는 이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세 번째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노래에요. 정호는 일하는 부모님과 분식집을 하는 할머니 때문에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네요. 할아버지는 정호를 잘 챙겨주고 게임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주네요. 변비로 고생하는 정호에게 노래도 불러주고 따뜻한 물로 씻겨 주기도 하고요. 그런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하셨어요. 두 달 동안 병원에 계셨던 할아버지가 퇴원해서 집에 오셨는데 이제는 누워만 계시네요. 이제는 정호를 돌봐주지 못하고 오히려 정호의 도움을 받으시네요. 할아버지도 정호처럼 변비가 생기셨는지 정호의 부축을 여러번 받아 화장실에 가시지만 성공하지 못하시네요. 정호는 그런 할아버지에게 짜증도 내지 않고 잘 도와드리네요. 할아버지는 정호의 돌봄을 받고 다시 예전처럼 건강해지실수 있을까요?

 

 

네 번째 이야기는 다시 내가 되는 주문이에요. 서윤이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몸이 약한 엄마와 함께 집안일을 나눠서 해요. 아빠가 있을 때는 착하고 예쁜 딸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의젓한 딸까지 해야 해서 울고 싶어도 참는 일이 많네요. 서윤이에게는 나영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나영이 부모님은 바쁘셔서 나영이를 학원에 많이 보내고 나영이 아빠는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셔서 세계 여러 나라의 인형을 사다 주시네요. 그중에서 서윤이는 중국 인형인 밍밍공주가 가장 마음에 드네요. 그런 서윤이를 보면서 나영이는 밍밍공주가 서윤이를 쌍둥이처럼 닮았다고 하네요. 나영이네 집에 놀러간 서윤이는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밍밍공주의 말을 듣고 나영이 몰래 밍밍공주를 자신의 가방에 넣어서 집에 오네요. 서윤이는 밍밍공주를 학교에 데려가기도 하고 밍밍공주 때문에 친구의 물건을 몰래 가져와서 밍밍공주에게 주기도 하네요. 서윤이는 밍밍공주 때문에 점점 나쁜 아이가 되어 가는 걸까요? 밍밍공주는 어떤 인형이길래 서윤이를 조종하는 걸까요? 서윤이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다섯 번째 이야기는 길 위에서에요. 엄마의 여행 겸 기사 쓰기를 위해 프라하에 함께 온 연재는 엄마와의 여행이 즐겁지 않아요. 할머니는 차를 탈 수 없어서 함께 못오고 지난 겨울 짐 보따리를 메고 아빠는 떠나 버렸네요. 엄마는 스마트폰만 보는 연재를 데리고 나가 프리하 관광을 해요. 연재는 관광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엄마는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면서 신이 났네요. 힘들어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자는 연재의 말을 듣지 않고 카를교 야경을 보자며 걸어가던 엄마를 뒤따르던 연재는 가방에 있던 소중한 봉투를 소매치기 당하고 속상해 하네요. 과연 엄마와 연재는 프라하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을까요? 연재가 소매치기 당한 봉투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요?

다섯 편의 이야기가 모두 흥미롭거나 감동적이거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미래 사회 이야기도 있고 가족간의 이야기도 있네요. 어른들이 아이들을 통제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저도 반성을 했어요. 아이는 제 분신이 아니라 독립된 존재인데 자꾸 그걸 잊고 아이를 제 마음대로 통제하려고 하네요. 그런 통제 때문에 아이들과 자꾸 마찰이 생기고 다툼이 생기고요.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통제를 당하기도 하고 재치있게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가족에게 힘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 어른이 되기도 하네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는 거겠죠? 저도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통제하기 전에 아이들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단비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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