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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놀이를 할까
엔스 맛손 지음, 엔뉘 루칸데르 그림, 김상열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5월
평점 :

형제간의 우애와 남매간의 우애는 다를까요? 큰 아이와 둘째가 8살 차이가 나는데도 서로 챙겨주고 아껴주기보다는 서로 투닥거리는 일이 많고 아픈 오빠 때문에 생활이 자유롭지 못해 불평하는 둘째를 보면서 형제 간의 우애를 알려주고 싶었는데 이 책 표지와 소개를 보니 우리집 상황과 비슷해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형제가 아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매간이긴 하지만 아이들도 그림책 보면서 조금이라고 느낄 수 있기를 바라네요.
표지 속의 형제는 어딘지 모를 곳에서 함께 놀고 있네요. 표지에 그려진 동물들을 보니 초원 같기도 하고 두 형제의 상상 속 세상 같기도 하네요. 저멀리 집과 병원이 보이는걸 보면 형제 중 누군가 아픈가봐요. 형으로 보이는 아이의 팔에 붕대도 감겨 있네요. 형이 아픈 것 같은데 형제의 표정이 장난스럽네요. 앞에 보이는 동물들을 살금살금 따라가는 것 같아요. 이 형제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형제들이 동물들과 함께 있는 이 곳은 어디일까요?

형제는 사자 놀이를 즐겨해요. 사자처럼 크아앙 으르렁거리고 사바나에 살면서 영양과 누를 사낭하는 맹수라는 설정까지 하네요. 두 형제의 포효하는 모습은 아기 사자들과 비슷해요. 사자들은 먹잇감을 향해 소리 없이 다가가서 사냥을 하네요. 사냥하지 않을 때는 이 책 속 형제들처럼 보금자리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고요. 형제가 사자놀이를 진짜 좋아하나봐요. 야외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사자를 흉내내며 노는 것을 좋아해요.
어느 날 형이 뜬금없이 배가 아프다며 끙끙대서 사자놀이를 할 수가 없네요.동생은 속상해하지만 형이 아프니 어쩔 수 없죠. 형은 아빠와 함께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피까지 뽑고 돌아와요. 동생은 형을 즐겁게 해주려고 사자 묘기를 부려보지만 형은 많이 아픈지 침대에 누워만 있네요. 형은 어디가 아픈걸까요?

형은 여러 번이나 의사 선생님께 가고 약도 먹지만 쉽게 낫지 않네요. 결국은 병원에서 먹고 자게 되고 동생은 형을 보려면 병원에 가야해요. 아마도 형이 많이 아픈가봐요. 당분간 형제의 사자놀이는 힘들어 보이네요. 둘째는 이 장면을 보더니 오빠가 생각나서 슬프다고 하네요. 오빠가 작년부터 많이 아파서 병원에 몇 달간 입원해 있었거든요. 병원에서 소란스러운 사자 놀이를 할 수 없는 동생은 소심한 물장난을 쳐보기도 하지만 형은 예전처럼 우렁찬 사자 울음소리를 낼 수가 없네요.

형제의 엄마가 일터에 가고 아빠가 병실 의자에 앉아 잠이 든 후 형제는 몰래 병실을 빠져나오네요. 동생은 아픈 형을 휠체어에 태우고 병원에서 사자놀이를 시작하네요. 보행 보조기를 이용하는 아주머니를 얼룩말이라 생각하며 놀라게 하기도 하고 머리에 붕대를 감고 파자마를 입은 휠체어 탄 할아버지를 하마라 생각하고 공격하기도 하네요. 형제의 사자놀이는 병원 사람들이 뛰어와서 무산되고 마네요. 형제의 사자놀이는 앞으로도 병원에서 계속될까요? 형은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된 걸까요? 형이 나아서 예전처럼 동생과 신나게 사자놀이를 할 수 있을까요?
사자는 무리 생활을 하기에 이 책 속 형제처럼 함께 사냥을 할거라는 생각을 하면 형제의 사자놀이는 의미있는 놀이네요. 함께 사냥하고 아픈 형을 위해 묘기도 부리고 곁에 있어주는 동생의 모습이 진짜 사자의 모습과 닮았네요.
책을 읽으면서 큰 아이 생각이 많이 났어요. 한창 활기차게 뛰어놀 중학생이 병원에서 몇 달을 보내고 지금도 다리가 불편해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이 책 속 형의 모습과 겹쳐져서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네요. 둘째도 책을 읽어주니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오빠를 보는 것 같다며 울먹이더라고요. 둘째는 어려서 오빠 병원에 딱 한 번 갔는데도 기억에 많이 남았나봐요. 큰 아이는 책 속에서 형이 아파도 말썽부리고 밝게 웃는 동생의 모습이 자신의 동생과 굉장히 비슷하게 느껴졌고 자신도 아프기 때문에 형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또 이 책 속 형은 아파도 동생과 병원에서 사자놀이를 하는 등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하네요. 큰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속 형과 자신이 동일시 되었나봐요. 이 책 속 형제처럼 우리집 남매도 서로 잘 챙겨주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뜨인돌 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