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토끼 - 2022 볼로냐 국제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오세나 지음 / 달그림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보고 토끼가 나오는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책표지를 보고 검정색 한복 치마를 생각했네요. 밑부분이 쫘악 퍼진 모양이 영락없는 검정색 한복 치마네요. 하지만 이 그림이 검정토끼라니 잘 상상이 되지 않네요.

표지 그림을 보고 의아함을 품은채 책을 넘기려고 보니 검정토끼는 책커버였네요. 특이한 책커버라서 책을 빼기가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어요. 책커버를 잡고 아래로 숙이니 책이 스르르 빠져나오네요. 다시 한 번 살펴보니 커버 안에 들어있는 책을 잡아당기면 손쉽게 빠지네요. 색다른 책커버라서 조금 당황했나봐요. 책에는 검정토끼 대신 초록토끼가 있고 그 안에 형형색색의 물건들이 가득하네요. 초록 바탕은 자세히 보니 숲을 나타내고 있네요. 그럼 과연 초록토끼 안에 들어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이 책의 저자 오세나 님은 늘 작고 사소한 것에 시선이 머물러 있고 그 시선에 삶의 철학을 담아 이야기를 짓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사는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하네요. 이런 작가 소개 글을 보니 과연 이 책 속에서는 어떤 작고 사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하네요.

 

 

검정 토끼들이 한 마리씩 모여들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네요. 이렇게 모인 검정토끼들은 덜컹거리는 트럭에 실려서 숲속으로 떠나네요. 검정토끼들은 왜 숲속으로 떠나는 걸까요? 트럭에 실린 검정토끼들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네요. 트럭에 실려가는 토끼 친구들을 보고 있는 남은 한 마리의 토끼는 왜 함께 가지 않은 걸까요? 트럭이 너무 북적대서 혼자 남은 걸까요? 아니면 친구들을 배웅하고 있는 걸까요? 토끼의 모습만 보고는 짐작이 되지 않네요.

 

 

새벽 숲에 도착한 검정토끼들은 한 마리씩 숲속으로 풀썩풀썩 뛰어 들어가네요. 푸른 냄새 가득한 숲속 여기저기에 자리잡은 토끼들은 무언가를 오물오물 먹고 푸른 나무보다도 더 커지네요. 그렇게 커지다가 결국은 책커버의 토끼만큼 커지네요.무엇이 토끼들을 이렇게 크게 만들었을까요? 계속 커지다가는 터져버릴 것 같아요. 제 생각처럼 결국 터지고, 풀리고, 대롱대롱 매달리고 한가득 쌓이게 되네요. 그래서 숲속 곳곳이 알록달록해졌어요.

 

 

쌓여있던 것들은 어느새 씨앗이 되어 하늘 위로 두둥실 날아오르고 하늘과 바다가 푸른빛으로 하나 되는 곳까지 멀리 여행을 떠나요.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알록달록 예뻐 보이기도 하고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네요. 이들의 여행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며 이들의 종착지는 어디일까요?

검정토끼라는 제목에 끌려서, 책커버의 검정토끼 모습에 끌려서 서평도서로 만나본 책이에요. 책커버에 있는 검정토끼가 제 눈에는 다르게 보였지만 책을 읽다보면 수많은 검정토끼들을 만날 수 있네요. 트럭에 실려가고 숲속에서 커지고 날아서 어딘가로 떠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런 일이 계속 발생되면 안된다는 것을요. 작가의 말대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6살 아이는 검정 토끼와 알록달록한 것들에만 관심을 가지네요. 오히려 큰아이와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네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달그림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