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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까 봐
김지현 지음 / 달그림 / 2020년 7월
평점 :

요즘 같은 장마철에 어울리는 책이네요. 제목은 비가 올까 봐인데 현재 상황은 매일 비가 오고 있네요. 최장 기간 비가 내리는 장마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리네요.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좀 어색하네요. 비를 피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아요. 저 상태로 걸어다니면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고 바닥만 보일 것 같아요. 왜 이 사람은 이상하게 우산을 쓰고 있는 걸까요?
이 책은 김지현 작가님이 처음 쓰고 그린 책이네요. 작고 약하고 소외된 것들, 그러나 소중한 것들을 마음에 담다 보니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그림책을 만들게 되셨대요.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변화가 두려운 이에게 작은 용기를 주었으면 좋겠다는 예쁘고 고운 마음씨를 가진 작가님이시네요.
표지에서 만난 주인공은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언제 올지 몰라 불안한 마음에 항상 우산을 쓰고 다녀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해 보이겠지만 항상 우산을 쓰고 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이 저는 안쓰러워 보이네요. 물론 갑자기 비가 오면 주인공은 비에 젖을 일이 없어서 좋은 일이지만요.

비 오는 어느 날 우산을 쓰고 걷던 주인공이 비에 흠뻑 젖어 걷고 있는 유기견 한 마리를 만나네요. 거리를 지나는 다른 사람들은 각자 갈 길을 가느라 바빠서 유기견에게 신경도 쓰지 않지만 주인공은 강풍에 뒤집어진 우산을 유기견에게 씌워주며 곁에 있어 주네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유기견을 데려가서 집에서 함께 살 것 같네요. 주인공과 유기견은 앞으로 어떤 일상을 맞이하게 될까요.

이 책은 조금 생소한 판화 그림으로 된 병풍책이에요. 펄치면 길이가 꽤 길고 처음과 끝을 붙여서 펼쳐보면 꼭 울타리 같네요. 아이는 책을 읽고는 울타리를 만들어서 안에 들어가서 노네요.
아이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판화그림이라 신기해 하면서 함께 읽었네요. 아직 어린 둘째보다는 중학생 첫째와 제게 더 와닿은 책이에요. 주인공의 심정도 느껴보고 비도 느껴보고 주인공과 유기견의 만남을 통한 변화도 느껴볼수 있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