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법칙 - 십 대와 싸우지 않고 소통하는 기
손병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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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아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까를 항상 생각해요. 사이가 아주 나쁜 건 아니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제가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내는 일이 종종 있고 아이도 종종 반항하거나 짜증내고 화내는 일이 있어서 엄마로서 좀 불안하거든요. 중학생 아이들을 이미 키운 선배 엄마들의 말을 들으면 중학생 시기가 부모도 아이도 모두 힘든 시기라고 해서 더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십 대와 싸우지 않고 소통하는 기술 - 감정의 법칙'을 서평 도서로 만나 보았네요. 책을 받고 머리말과 목차부터 읽어보았는데 지금의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인 손병일 님은 십 대들과 30년 이상 생활해온 베테랑 중학교 교사이자 생활부장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계신 분이네요.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보셨으니 자식이나 주변 아이들만 만나본 저와는 달리 십 대 아이와 잘지낼수 있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겠죠. 그런 분이 쓰신 책이라 더 기대가 되네요.

폭력적인 아이에게는 폭력적으로 소통하는 부모가 있다는 말부터 가슴에 꽂히네요. 어렸을 때 부모님께 많이 혼나거나 매를 맞은 적이 거의 없는데 저는 아이에게 좀 엄격한 부모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만의 원리원칙이 있어서 그 틀에서 아이가 벗어나면 화를 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책을 읽다보니 저의 이런 성향이 슈드비 콤플렉스라고 하네요. 슈드비 콤플렉스란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견고한 자기 굴레라고 해요. 이 책을 읽다보니 저에게는 그 콤플렉스가 있어서 아이도 저도 힘든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에 나오는 영수와 아버지의 일화는 무조건 아이를 믿고 아이 편이 되어주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잘 보여주네요. 아이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아이 편을 들어준 아버지의 모습에서 영수는 그동안의 모습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어요.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저도 항상 노력하고 있지만 아이를 무조건 믿고 아이 편이 되어주는 일이 가장 어려워요.

 

책 속에 등장하는 소현이와 어머니, 해인이와 언니의 관계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저도 아이들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나 하는 반성을 많이 했어요. 정혜신 박사님의 책을 읽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에서도 치유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 공감이 되네요.

"치유란, 맺히고 억울한 감정을 가진 사람이 자기 감정을 내놓고 이해받고 공감받는 '과정' 그 자체다"

저역시 이런 치유의 과정을 거친 적이 없고 아이들에게도 이런 기회를 준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을 여러번 읽었어요.

 

 

 

이 책에는 저자의 가정에서 있었던 일도 소개되어 있는데 저희집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엄마 말을 어쩔 수 없이 듣는 아들이 엄마에게 한 "이 집에서 살려면 내가 참아야죠" 라는 말을 큰아이도 저에게 하고 싶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네요. 부모라는 이름하에 독립적인 존재인 아이를 제맘대로 휘두르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네요. 입장을 바꿔서 제가 아이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거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한 부분도 많았고 우리집 이야기 같아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네요. 그리고 아이와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해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부모이기 전에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배우자이기에 관계에 대한 부분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자식뿐만 아니라 부부관계의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네요.

이 책은 십 대 자녀와 원만한 관계를 맺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부부관계와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네요.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둘 책이 아니라 항상 곁에 두고 읽으면서 조금씩 실천하고 노력해보고 싶은 내용들로 가득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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