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정원 - 2019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밝은미래 그림책 42
브라이언 라이스 지음, 이상희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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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하던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정말 마음 아픈 일이에요. 그리고 그 슬픔을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아이에게는 아직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 감정이나 느낌을 설명해주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림책을 통해서라면 아이가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표지에 나오는 여우의 표정이 평화로워 보이네요. 영화 '가위손'이 생각나요. 여우는 과연 누구를 잃는 슬픔을 겪는 걸까요?

 

에번과 멍멍이는 항상 함께해요. 같이 놀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어요. 그 중에서 둘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에번의 멋진 정원을 함께 돌보는 일이에요. 둘이 함께 가꾼 정원이라서 모든 것이 무럭무럭 멋지게 자란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슬픈 일이 벌어졌어요. 그림 속 에번의 뒷모습만 봐도 큰 슬픔이 느껴지네요. 에번의 모습을 보니 고3 시절이 떠오르네요. 부모님을 대신해서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께서 제 곁을 떠나셔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펐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 슬픔을 감추려고 애써 밝은 척 했던 기억이 나네요. 슬픔은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는 것이 아닌데요. 그래서 고3 스트레스에 할머니를 떠나보낸 슬픔까지 더해져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에번은 그 슬픔을 아름다운 정원을 엉망으로 만든는 걸로 풀려고 했네요. 하지만 에번이 정원을 엉망으로 망쳐도 정원은 곧 다시 무성해졌네요. 에번의 수고는 잡초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움만 주었네요. 그리고 멍멍이와 함께 할 때는 가장 행복한 정원이었던 곳이 가장 쓸쓸한 장소로 변해 버렸어요.

 

그러던 어느 날 호박 덩굴 하나가 울타리 밑으로 기어 들어왔어요. 에번은 덩굴을 자르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었어요. 그리고 덩굴이 자라자, 잡초도 제거해 주고 물도 흠뻑 주면서 정성껏 돌봐줘서 호박 덩굴이 쑥쑥 자랐어요. 호박 덩굴 하나가 슬픔에 잠겨 있던 에번의 삶을 조금은 변화시켜 주네요. 과연 에번에게는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에번이 소중한 친구를 잃은 슬픔이 아름다은 정원을 엉망으로 만드는 걸로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놀랐어요. 아이는 그동안 접해보지 않은 감정 표현에 놀라기는 했지만 아주 조금은 이해를 하더라고요. 슬픔을 이해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무언가를 통해 표현하는 모습을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자신이 짜증을 낼 때 가끔 주변에 있는 물건을 던지거나 엉망으로 만들었던 것을 떠올리더라고요.

그림책의 색감이 예뻐서 에번의 감정이 더 가깝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글이 아닌 그림만으로도 에번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그림책의 힘이 느껴졌네요. 호박 덩굴 하나로 인한 에번의 변화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읽으면서 호기심이 생겨서 아이와 단숨에 읽어 버렸네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은 예상했던 결말로 끝났지만 아이와 함께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과 슬픔과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네요. 아이와 여러 번 읽으면서 생각해 볼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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