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정의 아들, 염 ㅣ 큰숲동화 12
예영 지음, 오승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8년 10월
평점 :

얼마전 허니에듀 북클럽을 통해 만나본 뜨인돌어린이 큰숲동화 시리즈 중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도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라 아이는 조금 어려워했지만 저는 굉장히 좋았는데 이번에는 서평 도서로 같은 시리즈인 백정의 아들, 염을 만나보았어요.
책표지를 보면 염이의 모습이 굉장히 고집스럽고 강인해 보여서 염이라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불꽃 염자가 생각났거든요.
조선시대 백정들은 천민으로 가장 낮은 신분이었어요. 백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취급도 못 받았던 사람들이죠. 그런 백정을 아버지로 둔 염이의 인생도 꽤나 힘들었을 것 같아요.

백정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천천골과 그 외의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번촌은 마라천이라는 얕은 천을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어요. 천천골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마라천을 절대 건너면 안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했지만 용감한 염이는 그 곳을 건너 번촌에 갔다가 또래 아이들에게 돌을 맞고 발길질을 당하고 새끼줄을 목에 걸고 짐승 취급을 당하기까지 해요. 하지만 백정이라는 신분 때문에 당하고만 있어야 하죠. 그동안 몰랐던 백정이라는 신분을 이 사건을 계기로 염이는 확실히 깨닫게 되죠.

천천골 아이들은 13살이 되면 도축장에 들어가서 어른들이 소 잡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그때부터 백정이 삶이 시작되죠. 염이도 친구들과 함께 13살이 되어 도축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친구들은 기절하거나 끝까지 보지 못하고 도축장을 나가지만 염이는 끝까지 전부 보고는 백정이 되기 싫다며 뛰쳐나가요. 이 일을 계기로 염이는 집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되죠.
하지만 아버지가 살인죄 누명을 쓰게 되서 염이는 다시 돌아와서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백방으로 뛰어다녀요. 하지만 백정이라는 신분 탓에 아무도 이 아이들을 도와주려 하지 않아요. 그런데 미국 기자와 함께 다니는 류계현 나리로 인해 아이들에게는 조금의 희망이 생기게 되요.

과연 아이들은 염이 아버지의 누명을 벗길 수 있는 진범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 과정과 결과는 이 책을 직접 읽어보고 확인해 보세요.
이 책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읽는 내내 흥미로워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도 그렇고 매력적인 아이 주인공 염이에게도 호감이 가서 너무 재미있었네요.
염이는 자신의 신분에 따른 제약 때문에 삶을 체념하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아이인 것 같아요. 이런 점을 아이들이 본받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저도 하지 못한 일을 아이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겠죠?
이 책은 읽으면서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게도 하고 답답하게도 하고 속이 후련하게도 만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어요.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염이의 좋은 점을 조금이라고 마음에 새길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네요. 아울러 조선시대의 신분 제도와 사회에 대해서도 함께 알 수 있어서 더욱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