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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피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류임정 옮김 / 시공사(만화) / 1999년 4월
평점 :
품절
이 만화가 해적판의 여러 출판사를 전전한 과정이야, 처음부터 지켜본 여러사람들은 웃지도 못할 노릇이었다. 장르구분상 순정만화로 편입되지만 요시다 아키미의 그 거친 그림체때문에 정작 여성들에게는 외면당하고, 결국 안팔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결국 해적판에서는 그만 완결을 못보고 말았다. 시공사에서 19권이 완전히 나왔을 때 얼마나 환호작약했는지. 바나나피쉬는 예쁜 책이고, 잘 만들어진 책이다.
바나나 피쉬를, 주변에 소개할 때는 늘 이렇게 말한다. '처음만 참고 봐요. 곧 그림 이뻐진다니까' 거친그림이 독자를 쉽게 다가서지 못하게 하지만, 정말 잘 보라. 이 그림은 스토리와 궁합이 딱이다. 애쉬의 선명한 카리스마와 매력은, 이제는 요시다 아키미의 이 그리다만 펜선같은 그림 말고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60, 70년대 매커시즘의 유령이 떠돌아다니던 미국. 마약과 마피아와 군부와 정계의 블랙 커넥션이 치밀한 구도에서 펼쳐지는 것만도 백미일터인데, 더불어 애쉬와 에이지의 감동적인 우정은 이 하드보일드한 스토리에 휴머니즘을 부여한다. 이것이 이 만화를 순정만화 100대 걸작에 늘 포함시키게 하는 요인일 게다.
애쉬의 본명인 아슬란은 새벽을 의미한다. 에이지는 애쉬의 사후, 자신의 개인적에 '새벽'이라는 이름의 애쉬가 자는 사진을 내 걸었다. 도서관에서, 에이지의 편지를 읽으며 행복한 미소를 띤 채 잠이든 애쉬는..분명히 새벽의 별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