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빵 2
한수영 지음 / 현대문화센터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한수영님의 다재다능한 재능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한수영님은 데뷔작 <은장도>에서는 홍콩, 일본, 한국을 오가는 국제적인 배경에 시공간을 초월한 ‘전생’소재까지 욕심스럽게 얽어 넣어 엄청난 스케일의 필력을 피로해보였었다. 거기에 전작 <연록흔>에서는 가상의 제국사회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지 않았었던가. 아, 이 작가님 스타일이 원래 이렇게 거창하구나(?) 하고 도장을 딱 찍어놓은 참이었는데...
세 번째 출판본인 <단팥빵>은 이런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트려준다.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소박한 내용이지만, 그 아기자기한 맛은 전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지방의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초등학교 교사인 여주와 그녀와의 오랜 악우였던 변호사 남주. 거창한 집안사람도 아니요, 절세의 재자가인도 아닌 두 사람은, 그야말로 악연으로 시작해서 그 악감정이 사랑으로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결코 억지스럽지 않은 사건 전개가 읽기 편했고, 둘의 사랑이 결코 첫눈에 반한 것이 아니라..저도 모르는새에 소록이 젖어드는 수상시런 감정이었기에 미소지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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