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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
강대준.신홍철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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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잠드는 순간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의사결정 행동’을 한다. 어떤 심리학자에 의하면, 사람은 뇌의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고 한다. 먼저는, 반사적으로, 감정에 따라 순간적인 판단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로이고, 두 번째는, 이런 저런 자료들을 참고하고 심사숙고 하여 의사를 결정하는 경로가 있다고 한다. 회계는, 바로 이 두 번째 의사결정, 특히 기업이나 사회가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고, 타당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것이다.
나는 계산적인 사람이어서(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의 회계지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정말 회계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앞으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있으려면 회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다고 느꼈다. 저자는 책의 첫 부분에서 독자들의 회계 지능을 검토하고, 회계 감각을 키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계속해서 말한다. 책의 첫 부분을 읽으면서, 회계를 통해 회사를 이해하고 일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리라 생각하고는 의욕이 솟아 올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한 가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어간다고 하여, 공부가 되는 책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 챕터를 읽고 난 뒤 시간이 조금 흐르면 금방 내용을 까먹기 쉽다. 그래서 뒤의 내용을 읽어도 앞에서 배운 단어가 기억이 나지 않아, 앞 페이지를 다시 뒤적거려야만 한다. 앞으로 이 책을 읽기로 작정하는 분들에게 미리 조언을 하자면, 1. 정말 공부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읽을 것, 2. 꾸준히 읽고 내용을 소화해낼 것을 말해두고 싶다.
350 여 페이지까지 정신 없이 새로운 단어, 새로운 개념들과 씨름하고 나면, ‘내가 이 책을 왜 읽고 있지?’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나 저자는 7장에서 우리가 이 책을 읽어 온 이유를 다시 한 번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회계가 ‘측정에 기초한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정보 창출 활용학’이라고 설명하는데, 특히 ‘관리회계’를 ‘경영회계’라는 용어로 설명하면서,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조직의 목표달성에 필요한 프로세스 측면에서 회계를 설명하고 있다. 여태까지 생소한 단어, 개념들과 싸운 이유가 있었다. 우리의 경영전략이 타당한지, 예산집행이 적절한지, 제품 및 서비스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재무상태를 고려하여 고안해 낼 수 있는 신규 아이디어는 없는지 등 여러 고민과 의사결정에서 회계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요컨대, 회계는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과정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한 것 중 하나는, 회계 없이 디자인하는 기획, 결정 등이 정말 위험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디자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결국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고, 오래 살아남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소화하는 데에는 예습과 복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날마다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데, 이는 우리 인생의 예습과 복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열심히 공부해 놓으면, 나중에 정말 중요한 때에 덕을 볼일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