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는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책을 덮고 난 뒤에야 마음에 남는 것들이 있다. [알갱이들]은 죽음과 애도,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을 이야기 하는 소설이다. 누군가를 잃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아픈데, 그 이유조차 온전히 알 수 없다면 남겨진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책은 그 질문에 쉽게 답을 주지 않는다. 소설은 정미의 죽음 이후를 따라간다 정미의 친언니 유미는 동생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 하고, 정미의 친구 현비는 그 죽음과 관련된 질문을 반복해서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누군가의 죽음에는 남겨진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답이 들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일은 이유를 찾으려 해도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남기도 하니까 나는 이 지점이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슬픈 일을 겪으면 이유를 찾으려고 하고, 이유를 알아야 조금이라도 마음이 정리될 것 같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하지만 모든 일에 분명한 답이 있는건 아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죽음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대신, 그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일상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도. 읽는 사람에 따라 조금 어렵거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내가 그렇게 느꼈고, 사람마다 슬픔을 감당하는 슬픔의 모양도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고 싶다면 천천히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이해할 수 없는 슬픔까지도 각자의 방식으로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편소설 #죽음의사유 #박지리문학상수상작 #애도 #죽음 #알갱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