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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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다정함도 아플 수 있다라는 말. 

그걸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이에겐 그 감정이 그리 느껴질수도 있죠. 

맡겨진소녀 가족에게마저도 버려진 소녀가 겪는 
다채로운 감정과 일들이 궁금해지네요. 

"키건은 한세대에 한명씩 나오는 작가다" 

타임스에서 21세기 최고의 소설 50권에 선정에 된
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맡겨진소녀 작품은
말없는소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해요. 



"원하는 만큼 데리고 있으면 안되나?" 


가정형편도 어렵고 막내출산이 가까워오자 

먼친척 킨셀라부부에게 맡겨지게되요. 

제대로된 작별인사도 없이 

나중에 데리러오겠다는 말도 없이 말이죠. 

자식을 낳아보니 내 딸을 절대 모르는 사람 집에 맡기지 않을텐데.. 

옛날엔 그러한 이유로 맡겨지기도 했을 

아이들의 불안감과 걱정이 얼마나 컸을까 싶기도해요. 

원하는만큼 데리고 있어주길 바라는 아빠의 마음은 

뭔가 아이에 대한 간절함마저 없어 보이네요. 

  

  

킨셀라 아저씨가 내 손을 잡는다.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내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아저씨는 내가 발을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인다. 

 

킨셀라 아저씨가 자기 손을 잡아주었을때, 

아빠가 단한번도 자신의 손을 잡아주지 않음을 느끼게되요. 

매트리스에 실수를 했을때 방이 습해서 매트리스에 습기가 차서 그런거라며 

전혀 아이를 꾸짖거나 몰아세우지않고, 

아이가 당황해하지 않도록 .. 

에가 아니라 네 라고 제대로 대답하는법도, 

책읽는 법도 배우고,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순간순간 자신이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배려와 사랑을 느끼게 해줘요. 

아이의 발에 보폭을 줄여 걸음을 맞추는 일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연한 일조차도 겪어보지 못한 소녀가 가엾게 느껴지기도해요.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초상집에 다녀와서 킨셀라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아들의 죽음을 우연히 알게된 소녀와 

킨셀라 아저씨가 함께 해변으로 산책을 하게되는 

그여름 아름다운밤이 연상되기도 해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아무렇지않게 떠들어대는 이웃집아주머니, 

집에 돌아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엄마 말에 아무일도 없었다고 입을 다무는 소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단걸 알만큼 충분히 배웠고, 

소녀는 충분히 자랐고, 입을 다물기 딱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대로 된 가정안에서의 사랑과 교육과 가르침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녀를 통해서도 보이네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아주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요. 

  

아저씨를 향해 있는 힘껏 달려가 아저씨 품에 안기고, 

아저씨는 소녀를 품에 꼭 끌어안아요. 

아주머니는 목구멍속으로 흐느끼다 울다를 반복해요. 

어떠한 말도 필요없는, 굳이 말하지않아도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이지않는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구요. 

아저씨 품에 안긴채 다가오는 아빠를 향해 경고하는듯, 

나를 보살펴준 아저씨에 대해 감사한듯 아빠를 부르며 끝나요.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깊은 여운과 울림을 주는 그런 이야기네요.


맡겨진소녀 책을 만나고나니 말없는소녀 영화도 더욱 더 궁금해지네요. 

  

  

  

  

  

ㅡ위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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