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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삶이 한 시간뿐이라면 - 프랑스 노철학자가 전하는 삶의 가치와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
로제 폴 드루아 지음, 최린 옮김 / 센시오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키워드 : #내게남은삶이한시간뿐이라면 #철학 #로제풀드루아 #인생철학책

삶의 종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무엇을 할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결국 삶의 끝이 올 것이라는 사실 이외에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것도 한 시간 이내에 나는 삶의 마지막을 맞을 것입니다. 벌써 한 시간 중 일부가 지나버렸습니다. 이것은 새롭고 낯설면서도 견디기 힘든 경험입니다. 하지만 왜 견디기 힘든 걸까요?
이 경험이 새로운 것이긴 할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제나 시간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죽음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스스로를 위로하고, 언젠가를 상상하며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지나가는 1초는 내 인생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시간입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행복이란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점점 더 무지해지고 있습니다.
행복은 연속적이고, 어떤 굴곡도 없이 안정적이며, 조금의 결함도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완전한 행복은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으며, 천상의 황홀경이 끝없이 이어지고 결코 퇴색하지 않는 절정의 상태가 아닙니다. 행복이란 그저 시시하고 보잘것없는 것, 완전히 하찮은 것입니다.
인생은 어두운 측면이라는 것도 환상일 뿐이며, 불합리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오늘날 많은 이들이 완전하고, 순수하며, 절대적이고, 완벽한 행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 것일까요? 왜 그렇게 된 것일까요?
왜냐하면 우리는 존재를 통합하고, 다양성을 단일함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쪽 눈으로 한쪽 면만을 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완전하게 통합되어 있는 하나의 덩어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이 완전히 통합된 하나의 존재라고 믿는 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철학자들은 인간이 완전히 하나로 통합된 존재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철학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이상한 실수입니다. 그들은 인간이 하나의 생각과 하나의 의도를 가지고 하나의 추론을 하는 통합적이고 단조로운 존재라는 확신을 고집합니다.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우리는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무의미함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바로 코앞에 있어도,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어도 우리는 삶을 선택합니다.
사랑과 또 다른 힘으로 삶을 선택합니다. 그것이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충분한 정보나 토론도 없이 이런 기술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든 기술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건 온전한 진실이 아닙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닙니다.
실제로 기술은 중립적이고, 전반적으로 유익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간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인간들이 대체로 무지하고, 쉽게 속아 넘어가며, 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안다는 것 이 질문은 매우 복잡해 보입니다. 나는 오랫동안 이 질문이 실제로 복잡하다고 믿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주 단순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해답은 추론하거나, 심사숙고하여 구상하거나, 오랜 작업 끝에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 아는 것, 다른 사람들을 어ᄄᅠᇂ게 대해야 하는지 아는 것, 이런 것들은 궁극적으로는 어떤 성찰이나 어떤 생각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데 나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성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것을 느끼기만 하면 된다는 걸 알아채는 데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누구나 다 죽는다. 죽음을 향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죽음이라는 관문에 들어가는 게 사람이다.
내게 남은 삶이 한 시간뿐이라면? 난 뭘 할까?
내 가족, 내 사람들이랑 더 시간을 보내고 함께하고 싶을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둘지
생각하기에는 무거운 질문이다. 생각하기 싫은 질문이기도 하다.
잠깐 생각을 해보니,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야기, 그리고 내 옆에 소중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반면 내가 낭비하고 있는 것들을 직면했다. 굳이 힘들게 삼키지 않아도 되는 관계, 감정들로 인해 사로잡힐 이유가 없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 될 문제들이라는 것 인지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게 어떤 것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