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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이는 밤 - 달빛 사이로 건네는 위로의 문장들
강가희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지친 마음에
문장의 온기를
잠 못 이루는 밤의 안식
32권의 명작과 함께하다.

“변식” 수록 단편 프란츠카프카 지음
카프카는 일을 하면서도 펜을 놓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글 쓸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그는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를 통해 사람으로 태어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밥벌이 수단으로만 살아간다면 벌레와 다를 바 없다는 진리를 전한다. ‘적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는 영화 속 대사처럼, 최소한 벌레가 되지 않으려면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내게 행복할 권리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나 자신이다.
그들은 오늘 하루를 푹 쉬면서
산책이나 하며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들에게는 그렇게 일을 잠시 그만두고
휴식을 취할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니 유식이 절대적이라 할 만큼 꼭 필요했다.
그리스인 조르바
일상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 자유가 아니었다. 휴가지에서 쉬는 것도 자유는 아니었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 ‘나’됨을 인정할 수 있을 때, 내 삶의 오선지 안에서 나의 노래를 다신 있게 부를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를 획득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자유란 갈망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할 때 찾아온다. 내 안의 두려움에 맞서 스스로 만든 강박을 통과할 때, 속박이란 구름은 걷히고 자유라는 해가 뜬다.

행복이라는 것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닷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건 그뿐이었다. 지금 한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예측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과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상처를 받고, 하하 호호 실실거리기도 하며, 이렇게 저렇게 맞춰가며 살아간다. 아마 앞으로도 웃다가, 할퀴다가, 등을 돌렸다가, 화해하기를 반복할 것이다. 그렇게 계속되는 것이 삶이다. 좀처럼 끝나지 않을 행복과 불향의 교차로가 만나 인생이란 길이 된다.
누구나 다 변해가지
변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저마다 ‘안간’의 소재에서부터 진정한 인간으로 변해 가는 거야
다른 인생길이 다른 인간을 만들어 내고
다른 이간이 또다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지
어떤 길에나 이간이 있고 어떤 인간 뒤에도 길이 있어
길은 서로 교차되고 인간은 서로 부딪히지
그것이 인생이야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인 사랑하는 소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츠비는 포기하지 않았다. 벽이 높다고 들어가지 않았다. 무조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야심가이자 무모하리만치 사랑에 목숨을 걸었던 순수한 이 남자는 자본주의 시대의 마지막 순정남이었다.
격변과 기회의 시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자 고군분투했던 개츠비는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 모두에게는 더 나은 삶에 대한 욕망이 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그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 허망할 수 있음을 안다. 그렇지만 나아간다. 나만의 초록 불빛을 갖고 싶은 밑도 끝도 없는 낙관적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그것만이 화려한 불빛 앞에 거지 져가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유일한 등불이기에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 새 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부부란 평생을 읽어도 다 읽지 못하는 책과 같다. 완독할 수 없기에 모든 문맥을 다 파악할 수도 없다. ‘부부’라는 이 어려운 책은 ‘이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만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결혼을 바꿔 말하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시간이다. 당신과 내가 달라서 우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유연함이 ‘부부’란 독서의 지침서였다.

선택에 대한 후회는 현재에 만족하지 못할 때 찾아온다. 누구에게나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퇴보하는 시기가 있다. 후회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자책과 책망으로 가득 찬 오늘은 나를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미래는 반드시 과거라는 가치가 지나간 다음에 찾아온다.
밤이 지나면 아침에 밝아오듯, 어제 잘못된 선택을 했을지라도 우리에게 다시 선택할 수 있는 내일이 있다. 기회는 어떤 형태로든 늘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 찬란한 햇빛이 은은한 달빛으로 바뀌어도 나를 비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분명 살아온 나낢보다 남아 있는 나날이 더 눈부실 것이다.
즐기며 살아야 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당신은 하루의 일을 끝냈어요.
이제는 다리를 쭉 뻗고 즐길 수 있어요.
때때로 불어닥친 시련은 나를 흔들지언정 무너트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게 밀러주었다. 과연 고난 없는 성장이 존재할 수나 있을까. 우리는 역경을 업고 나아간다. 그러니 행여나 지금 당신의 꿈이 좌절됐더라도 절망 앞에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한다.
꿈이란 인생에서 오가는 손님 같은 것이니까, 이번에 찾아온 손님이 실패라는 꼬리표를 남기고 훌쩍 떠나버렸다 해도, 붙들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하지 말길, 분명 또 다른 꿈의 손님이 당신의 인생에 찾아올 테니

꿋꿋하게 도전하며 너답게 살아
사람이든 새든 물고기든 모드 그렇듯이 말이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문학작품에 빗대어 연결한 책이다.
그래서 그런가 더 위로가 된다. 나만 겪는 게 아니라 문학작품의 작가들도 겪고 예전부터 흘려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일하고 돌아올 집이 있고 그곳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따뜻하다는 걸
대학 졸업을 하고 취업 고민을 하고 결혼 고민을 하고 끝없는 숙제가 있지만
그걸 하나씩 해낼 때마다 그만큼의 기쁨도 있다. 정답이 없기에 사람마다 다다르게 느껴지는 게 큰 것 같다. 이걸 깨닫기까지는 참 오래 걸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