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 이 시대 2인 가족의 명랑한 풍속화
박산호 지음 / 지와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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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시대 2인 가족의

명랑한 풍속화

 

사랑으로 연결된 존재들과

같이 있는 한

인생은 덜 가혹하며

그나마 견딜 만한 것이 된다.

 

    

차례

 

1. 완벽하지 않은 여자 아직 자라고 있는 여자

 

2.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3. 살아가고, 사랑하고

 

 

 

누가 더 많이 사랑하나, 누가 더 상대에게 관심이 많나,라는 유치한 애정 게임에서 부모는 언제나 자식에게 KO 패 당할 수밖에 없다.

 

부모의 관심이란 자식에게 자석처럼 끌리기 마련인 반면에 자식, 무엇보다 한창 크는 사춘기 자녀의 관심은 하루키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오거나' 자신이 숭배하는 대상에게 가기 십상이다.

 

 

 

내가 왜 그렇게 교훈 찾기에 집착하는 지루한 어른이 됐을까 생각해 보니 무슨 일에든 의미를 찾고 싶은 마음이 범인인 것 같다. 쇼핑에서만 가성비를 찾는 게 아니라 인생에서도 가성비를 찾고 싶은 마음, 무슨 일을 하든 의미나 이익이 없으면 가치도 없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내 인생이야 어쩔 수 없지만, 내 속에서 나온 릴리는 나를 교훈 삼아 내가 한 무수한 삽질들을 피해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척척 나아가길 바라는 생각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갈 수 있다. 가겠다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가게 돼 있어."

 

작가의 엄마와 작가가 나눈 이야기에

 

언젠가는 가게 돼 있어,

언젠가 꼭 가고야 말겠다고 버킷리스트에 적어놓을 만큼 간절히 좋아하는 곳도 아니었으니 그런 제 알 수 없는 운명은 마혼 무렵 나를 영국 대학원으로 이끌었다. 그것도 릴리와 함께 그리고 영국에서 귀국하기 전 가보고 싶은 나라들을 고르다 오래전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가겠다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가게 돼 있어.’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언제나 기대는 배반당하고, 행운은 오래 계속되지 않고, 인생은 늘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행운이 불운으로 바뀌는 일이 있다면 불운이 행운으로 바뀌는 일도 있지 않을까?” 행운이 불운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받아들인다면, 불운이 행운으로 바뀌는 일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

 

 

잘하지 못해도 좋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뭔가를 시작해서 끝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늦게 깨달았다. 못해도 좋으니 일단 끝까지 하고 마음에 안 들면 고치고 또 고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잘할 날도 오겠지, 언젠가는 펜을 내려놓고 흡족할 EO도 있겠지.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그저 다행이다.

 

 

 

나 역시 릴리가 '릴리가 되기를' 바란다. 내가 바라는 릴리가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자신'이 되기를 다만 뭘 해도 좋으니 어지간하면 전업 작가를 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아멘

 

 

 

 

 

시간이 더 흐르면 알게 될까?

 

내가 그렇게 바깥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했던 이유를, 하지만 이제는 마냥 놀러 다닐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해야 할 일, 있어야 할 곳이 생겨버렸다. 이렇게 우리의 시간은 다르게 흐르면서 어긋난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내가 릴리의 손목을 잡아끌고 다니던 여행과 반대로 릴리가 내 손목을 끌고 다니는 효도 관광을 떠날 날도 오겠지, 그때 릴리가 내 손목을 끌고 다니는 효도 관광을 떠날 날도 오겠지. 그때 릴리가 내 손목을 끌고 다니는 효도 관광을 떠날 날도 오겠지.

 

 

 

 

릴리는 나의 몸을 빌려 태어났을 뿐,

 

아무리 사랑으로 키웠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이라 해도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켜봐야 하는 또 다른 타인이라 생각하자고, 물론 쉽지 않았다. 부모에게 아이란 항상 걱정되고 불안하고 안타깝고, 주고 또 줘도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드는 희한한 존재니까

 

 

 

어쩌면 일상이 삶이 미래가 우리가 원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거란 생각 자체가 거대한 환상이었는지 몰라, 코로나가 역대급 서프라이즈긴 했지만, 설사 원하는 대학에 순조롭게 들어갔다고 해도 시련과 실망 혹은 뜻밖의 일들은 언제고 일어나게 되어 있어.

 

우리가 공기처럼 당연하게, 종교처럼 열렬하게 믿고 의지하던 현실이 사살은 허상에 가까운 거야. 이번에 겪은 것처럼, 삶이란 언제 어느 때 어떤 계기로든 느닷없이 무릎이 푹 꺾이듯 무너 질 수 있다.

    

 

 

 

엄마랑 딸이 살아가는 이야기

 

40대 엄마와 10대 딸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딸도 딸이 처음이고 둘 다 여자사람이다. 읽을수록 엄마 생각이 많이 낫다. 엄마가 딸에게 해주는 말이 마음이 울린다.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말이다.

 

 

 

엄마도 딸도 같이 살아가면서 성장한다.

 

엄마 한마디에 울고 웃기도 하는 딸, 딸 한마디에 웃고 우는 엄마 결국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두 사람이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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