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손문숙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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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자들의 책 읽기는 무엇을 만드는가

나누고, 이해하고, 위로하는

책 읽기에 대하여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결혼한 여자의 전형은 아내, 엄마, 며느리, 아줌마이지 일하는 여자가 아니다.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깊이 읽기 능력을 깨워주는 독서 토론의 힘에 대해서 말한다. 작가는 어렸을 때 문학소녀, 국어 교사 꿈을 갖고 있었다. 현재는 공무원이고, 직장 생활에서 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다. 독서모임에서 사람들과 나눈 책들을 인간, 죽음, 여성, 사회 4분류로 이야기한다.

 

 

차례

프롤로그, 여자들의 책 읽기는 무엇이 다를까?

 

1. 인간, 태어나서 사는 동안의 예의

데미안, 달과 6펜스, 필경사 바틀비,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 여행의 이유,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2. 죽음 : BD사이 · 그 어디쯤

아픈 몸을 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죽음의 에티켓, 삶의 한가운데, 자기 앞의 생, 페스트

 

3. 여성 : 깨어나고 있는 힘

자기만의 방, 82년생 김지영, 딸에 대하여, 페미니즘의 도전,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4. 사회 : 타인에게 공감하는 우리

선량한 차별주의자, 밤 산책, 소년이 온다, 거짓말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모멸감,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이것이 인간인가, 아픔이 길이 되려면

 

에필로그, 일기 마니아 문학소녀는 오십에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자

 

죽음의 에티켓 12p

 

사실 죽음은 너무 멀리 있었습니다. 그건 언제나 다른 사람의 죽음일 뿐, 단 한 번도 당신의 죽음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당신은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확실한 사실을 보지 않고 회피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 다 죽어간다는 사실 말입니다.

 

평소에 죽음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것이 그리 우울한 일만은 아니다. 내 인생이 영원하지 않다는 생각에 미치면 지금 이 순간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살면서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꼭 내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만 품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면, 어떻게 내 책을 내고 작가라는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겠는가, 마음이 시키는 일은 일단 저질러놓고 열심히 수습하는 내 성격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 역시 작가와 동일한 생각이다. 머리가 시키는 일 말고, 때로는 아무 계산 없이 마음이 시키는 일을 일단 하고 나서 수습하면서 채워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 국민들의 행복은 인간적 가치의 존중에 달려있다.

 

밤 산책 125p

 

한 나라의 수도에서 아이들을 방치할 뿐만 아니라 바다와 육지에서 휘두르는 힘은 자랑스러워하면서 그 힘으로 아이들을 붙들어주고 구해주지는 않는 공공의 야만성을 가진 문명사회가 존재했다는 놀라운 추론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 기사를 통해 행복의 척도는 1인당 국민 총생산과 같은 통계적 수치가 아니라 구민 개개인의 인간적 가치를 존중받는 사회라고 느끼는가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모든 노동자가 일터에서 가치를 존중받는 성숙한 한국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소년이 온다 95p

 

군중의 도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 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어떤 군중은 상점의 약탈과 살인, 강간을 서슴지 않으며, 어떤 군중은 개인이었다면 다다르기 어려웠을 이타성과 용기를 획득한다. 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보다는 인간의 근본적으로 지난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야만이 군중의 힘을 빌려 극대화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상황이 인간을 만든다'라는 나약한 명제에 나의 선택과 행동을 합리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내면의 담금질, 그러기 위해서는 군중 심리나 상황 따위에 내몰리지 않고 나 자신을 지켜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깨어있는 인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살아남아야 할 이유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195p

 

우리에게 있어서 삶의 의미는 삶과 죽음, 고통받는 것과 죽어가는 것까지를 폭넓게 감싸 안는 포괄 절인 것이었다. (...) 우리는 시련으로부터 등을 돌리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았다. 시련 속에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라는 니체의 말이 망치처럼 내 가슴을 두드린다.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다. 하지만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면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는 강한 인간이기도 하다. 실존적 삶에서는 어느 누구도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말해 줄 수 없고 자기가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내 인생이라는 배의 키는 내가 가지고 있다. 암흑 같은 밤바다 저 너머에 빛나는 북극성을 찾아 배를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 자신뿐이다.

 

책 마지막에는 독서모임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 해도 정답은 없다.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혼자 책을 읽을 때보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할 때 생각의 틀을 깨뜨리기가 더 쉬워진다.

    

누구도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스스로 생각을 옳은 방향으로 바로잡아 갈 뿐이다.

 

 

책의 매력이다.

책은 삶은 기억하고, 변화를 만든다.

책 읽기는 잊힌 꿈을 되살려낸다.

 

 

책 중간에는 감성 사진과 그 챕터에 해당하는 책 내용 중 한 구절이 나온다. 내가 읽었던 책이 나오면 반갑고 나도 같은 생각을 했는데, 또는 난 다르게 생각을 했지! 하면서 책을 읽는데 온라인 독서모임을 하는 느낌이었다.

 

꿈을 잊지 않고 직장 생활에서 독서모임을 실현한 작가, 그 용기가 대단하다. 직장동료와 생각을 나누고 삶을 공유하는 것부터 마음을 열어야 가능한 일인데 말이다.

 

책을 읽고 남기는 것보다 더 나아가 사람들과 나누고 다른 생각을 공유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다름을 인정하고 거기서 새롭게 배우는 게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방법도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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