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읽는 시간 - 관계와 감정이 편해지는 심리학 공부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출판사로 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약간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적당히 조용한 공간. 편안한 자리. 가능하면 혼자인 것이 좋다.

읽다가 어느 순간 표정관리가 안되거나, 책을 덮어놓고 조용히 생각할 틈이 필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리고 노트도 한 권 있으면 좋겠고. 쉽게 밑줄을 그을 수 있는 펜도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중요한 단락에는 친절하게 밑줄을 그어 놓았다. 하지만 그 곳 외에도 나를 위한 밑줄과 첨삭이 필요한 부분이 참 많기 때문에, 책에 낙서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별도의 노트가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별 생각없이 책을 펼쳤다가 펜과 노트를 뒤 늦게 준비해서 앞장부터 다시 봐야했던 나의 실수를 똑같이 범하지 마시길.

내 기준에서 이 책은 매우 직설적이다. 매 챕터마다 돌려말하는 장이 없다.
스트레이트로 훅 치고 들어와서 책을 읽다가 움찔 하고 멈춰서 생각하게 만드니까.

책은 총 2부로 나누어져 있다.

현재 나를 알아볼 수 있는 나를 읽는 마음도구
나의 상태를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나를 바꾸는 마음도구

1부를 읽는 동안은 마음이 아픈 구절들이 많았다. 

*융합과 자기분화.

"건강한 공감이란 서로 얽히고설키는 것, 말려들고 걸려드는 것, 어느 누구도 피해의식을 갖거나 주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남의 문제를 내 문제 처럼 걱정하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상대방이 언짢아할까봐 무조건 맞춰주거나, 정확히 의사를 전달하지도 않았으면서
내맘 하나 몰라준다고 섭섭해 하는 것은 융합에 가깝습니다.
융합이란 한마디로 자신의 결핍때문에 타인을 찾는 것이지요.” 홀로서지 못해서 타인에게, 또는 타인의 문제에 기생하려는 것입니다.

대인관계에서 왜 좋게 시작했다가도 억울하게 끝나는가. 상대방에게 좋지 못하게 끝이나는가. 
융합이라는 단어를 접하자 아. 하는 탄성이 나왔다.

내가 대인관계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보니, 나의 아이에게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은연중에 하고 있던 나에게
위로가 되는 말도 있었다.
“부모가 아이와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형편이 될 때마다 아이의 요구에 귀 귀울여주고 적절하게 반응해준다면,
아이는 충분히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에게 심리적 돌봄이 없는 상태입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함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대인관계도 나를 대하는 것도 다 적당한 기준과 경계선이 있어야 건강하게 유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기분화에서 알려준다. 
나도 모르게 타인의 삶, 가족의 삶, 자녀의 삶에 기생해온 나를 떼어낼 수 있는 해법이다.

*애착 
융합과 자기분화를 통해 나의 상태를 캐치했다면. 이젠 그 이유를 알아야 할 시간이다.
바로 애착에 대한 문제.

“애착이란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깊고 지속적인 정서적 유대 입니다.”
“애척은 그 자체로 생존을 위한 본능입니다.”
“관계란 대인관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맺는 관계는 물론이고 과제나 해야 할 일 등 거의 모든 대상과 맺는 관계를 뜻 합니다.”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 되어야. 자기분화가 가능하고 융합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을 애착에서 하고 있다.


정서적인 부분에서 나의 상태와 그것을 만들게 된 원인을 알게 되면 나를 고칠 수 있을 것 같고 달라질 것 같지만.
그 상태들을 단어로 정확하게 인지하고 표현할 수 없다면 크게 달라질 수 없을 것 같다.
그럼 어떻게 인지하지?
정서분별 파트에서 마음을 단어로 표현하고 찝어내는 법을 알려준다.

이 장에서 소개하는 RULER프로그램은 나에게 꽤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
나의 정서와 마주하는 체계적인 방법이랄까. (자세한것은 책을 읽어주세요.)

“내 감정을 안다는 것은 그 순간의 ‘ 내 상태’를 알아차린다는 것이면서 동시에 내 과거의 의미와 미래의 의도를 알아차린다는 것입니다.”

특히 정서분별에 따른 마음읽기 작업은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작업이었다.

*정서조절

감정에 대해 객관적으로 접근한 장이 아닌가 생각된다.
감정과 정서를 떨어뜨려서 설명한 것도 흥미로웠다.

"인간의 생존에 감정은 필수적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감정은 물론이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읽는 것도 모두 뇌가 예측한 결과물입니다.”

감정에 따라 정서가 만들어지고, 정서를 선택할 수 도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 이었다.

그렇다면 감정조절은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원인에 따른 행동이라는 결과를 내가 조정하는 것이 아닌가?


1부를 읽으면서 나를 되돌아 봤다면.

2부를 읽으면서는 앞으로 어떻게 나를 대해야 할지 알려주는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마음챙김, 명상 
그리고 처음 접해보는 자기자비와 자기조망은 
구체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도구를 만난 것 같아서 
1부를 읽으며 내내 불편했던 나의 마음에 위안을 주었다.

책을 읽는 동안 바로 따라하지는 못했지만 소리, 호흡, 걷기 마음챙김은 꼭 해볼 생각이다.
(굳이 길게 쓰지 않는 이유는. 왠지 스포일러 같아서.. 
궁금하시면 책을 보시라!)



아직 엄마가 재워줘야 하는 아이를 키우는지라 아이가 잠이 깊이 들때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뜬눈으로 누워있는 시간이 많다.
처음에는 멍하게 누워있는 시간이 너무도 싫었다가. 점점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시간의 공백을 채우기 시작했는데. 

그 수많은 생각들중 가장 압도적으로 많은 내용들이 나는 왜 그때 그랬을까? 왜 그러지 못했을까?의 후회나 분노들이었다. 
그리고 설핏 잠이들었다가 깨면 잊거나 아니면 밤새 그 후회로 뒤척이는 날들이 많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내 마음을 읽는 시간” 이었다.

그 전에 여러가지 처세술이나 심리학 책을 읽었던 터라. 이 책은 어떤 다른 이야기를 할까? 라는 궁금함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페이지를 넘기기 너무 어려웠다.
운좋게 서평단에 선정되서 받은 책이라 어서 읽고 글을 썼어야 했는데.

첫 장 부터 발목을 잡힌 기분이었다. 
읽다말고 아.. 하고 탄식하면서 책장을 덮고 엎드려 있는 시간이 길었으니.

아이가 잠자는 사이에.
어린이집을 간 사이에 빨리 읽어야 하는데.
한 장 한 장 허투루 읽을 장이 없어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급하게 독서일기를 쓰면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곁에 두고 몇 번이고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좋은 책을 써주신 변지영 작가님 그리고 책을 출간 전 먼저 읽을 행운을 주신 출판사 더 퀘스트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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