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뇌 - 하버드대 뇌과학자의 뇌졸중 체험기
질 볼트 테일러 지음, 장호연 옮김 / 윌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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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뇌졸증이야! 내가 뇌졸증에 걸렸어!"

그리고 다음 순간,

"우와, 이거 멋진데!"

"자신의 뇌 기능을 연구하고 그것이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진 과학자들이 얼마나될까?"

"나는 인간의 뇌가 현실을 인지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평생을 바쳤는데, 이제 이렇게 놀라운 통찰을 안겨주는 뇌졸증을 겪고있는 것이다"

의학사상, 인류역사상, 이런 기록을 또 찾아볼수 있을까?

뇌과학자이자 신경학박사가 자신이 37세에 뇌졸증으로 무너지는 신경을 목도하는 순간부터 8년 동안 치료하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잃었다가 되찾았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들을 뇌과학자의 섬세한 시각으로 기록했다.

"자기 본위적인 왼쪽 뇌는 비록 정신적으로 불구가 돼가고 있지만 내 삶은 끄떡없다는 믿음을 오만하게 유지했다."

"뇌졸증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수 없다면 좋아 지금 겪고 있는 모든 것을 다 기억해! 이 뇌졸증 경험을 기회로 삼아서 인지능력이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 제대로 살펴보는거야"

뇌과학자라서 가능한 일이었으리라보통사람들은 불행으로 여길 뇌졸증을 '멋진 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저자는, '우주를 통틀어 생물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존재인 오빠'가 정신분열증이어서 '나와 다른 오빠의 행동의 차이'를 보며 '정상' 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서 뇌과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병을 통해 오히려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

"뇌졸증 경험은 뇌의 아름다움과 회복력에 눈뜨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의 고결함도 가르쳐줬다."

"마음의 깊은 평화가 생각이나 감정만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뇌졸증이 내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마음의 평화를 경험하는 첫번 째 단계는 지금 이 순간에 기꺼이 몰입하는 것이다.

"뇌출혈이 안겨준 가장 큰 축복은 순수함과 내적 기쁨을 담당하는 신경회로를 회복하고 강화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뇌졸증 덕분에 의식적으로 과거의 일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함으로써 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뇌세포와 대화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내몸을 구성하는 50조 개의 분자적 지성과 어느덧 사랑에 빠졌다."

뇌졸증에 걸려 나도 분자적 사랑에 빠져보고 싶다는 유혹마저 들 정도다.

과거는 과학자였지만 현재는 환자인데도 극단의 상황에서 화내거나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삶을 믿고 감사하고 몰입하려는 모습이 참 눈물겹다.

저자는 좌뇌와 언어중추신경의 손상을 입은 후 좌뇌와 우뇌의 차이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한다.

"좌뇌의 행하는 의식을 우뇌의 존재하는 의식으로 바꿨다."

좌뇌의 의식과 예전의 성격이 퇴조하면서 우뇌의 캐릭터가 새로운 통찰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좌뇌행하는 의식.경직된 사고 패턴.경로에서 이탈하지않고 현실감각 유지.경계를 짓고 옳고 그른것,좋거나 나쁜 것으로 .판단한다. 재정과경제에 관심이 많다. 기계조작이 능하며 차이와 개성에 집중할 수 있는 타고난 일꾼이다.

 

우뇌존재하는 의식. 공상가.변화를 기꺼이 수용할 만큼 인지력이 유연. 모험심이 강하고 풍요로움을 찬양하며 사교에 능하다. 비언어적 소통에 탁월하고 상대의 감정을 정확히 알아내 김정이입에 능숙하다. 또한 감정의 몰입이 일어나 우주와 하나됨을 느끼게한다. 종교적 마음이 머무는 곳이기도하다."

"우뇌의 행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공감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의식에 덜 사로잡힐수록 남들에게 너그러워질수 있다. 공감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처한 상황을 판단하지 않고 사랑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이 저자는 병을 극복하면서 깨달음을 얻은 철학자가 된 듯하다.

더 많은 사유와 통찰력으로 삶의 깊은 곳을 바라다 본다.

마치 아이가 걸음걸이를 배우며 말을 알아가듯, 하나하나 다시 배우기 시작한다. 뇌졸증 환자에서 다시 뇌과학자로 정상적인 역할을 할수 있게된 것은 아들에 이어 아픈 딸을 지극히 보살펴준 엄마와,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 친구들 덕분이었다고 감사한다.

미국에서는 유명인사가 되어서 오프라쇼에도 출연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영화를 만들어도 충분히 감동을 줄것 같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뇌졸증이 찾아왔을때 대처해야 할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조언도 있다.

마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버리고 다시 인생에 도전한 멋진 뇌과학자의 수기는, 어떤 최악의 경우라도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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