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
남세진 지음, 재주 그림 / 애플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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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세이 : 새벽 세시,공시생일기  




  네이버 블로거 기린이 쓴 공시생 일기가 출간되었다. 공시생이 되어 노량진으로 간 '새벽 세시, 공시생일기'. 적은 월급에 야근도 잦아 생각보다 꿀직장은 아니라고들 현직자들이 조언하곤 하지만 같은 조건에 대우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많은 사기업보다는 차라리 국가의 노예가 낫지 않겠냐며 극심한 취업난에 공시준비에 몰입하는 지원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권이 바뀐 이후에는 더더욱 그렇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도전하겠지만 이런 공시준비는 사실 허상을 쫓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공부를 하면서도 이렇게 해도 자신이 진짜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의 싸움이고, 졸음과 시간의 싸움이기도 하다. 하루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 좌절하기도 하고 친구들은 놀러다니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사고 다니는데 자신은 초라한 몰골로 도서관이나 학원을 전전하며 불투명한 미래에 시시각각 고통받아야 하는 외로운 시간들.


  이런 준비과정을 버텨내고 또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합격할 수 있다는 공무원 준비의 길. 이 책은 노량진에서 공시공부를 하던 공시생이 자신의 불안한 마음과 기약없는 미래에 초조해하며 적은 글을 모은 글이다. 페이지마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고시원의 삶을 그린 웹툰 '쩜오라이프'를 연재하는 재주 작가의 귀여운 그림도 삽입되어 있어 몰입을 더한다.


온종일 하는 일이라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게 다인데 숨 쉬는 것만으로도 돈이 든다 - p. 17


   돈을 벌지도 못하고 쓰기만 하며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는 길을 걷는 것은 생각보다 더 힘든 일이다. 어쩌면 나 홀로 힘들지 않구나, 같은 처지의 사람도 이렇게 불안해하고 있구나 하며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날 나도 한때 공시생의 길을 걸어봤기에 더욱 공감이 가던, 공무원 준비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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