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마음에 고요가 머물기를
마크 네포 지음, 박윤정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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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에세이 : 그대의 마음에 고요가 머물기를

SEVEN THOUSAND WAYS TO LISTEN 

 

 

  뉴욕타임스가 꼽은 베스트셀러 저자라는 '마크 네포'가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에 이어 '그대의 마음에 고요가 머물기를'을 선보였다. '들음'에 관한 깊은 고찰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제목부터 아름다웠고 표지 또한 그 고요의 순간을 담아놓은 것 같아 인상적이어서 더욱 기대를 하게 되었다.


  암 투병을 이겨내고 들음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하던 마크 네포는 어느 날 청각이 망가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혼란스러워하던 그는 자신의 고통을 더 깊은 들음을 위한 응답으로 받아들이고 홀가분해졌다고 한다. 청력의 상실이라는 사실 앞에 어떻게 '들음'에 관한 이야기를 어떤식으로 풀어냈을까. 책은 살아 있음 속에 깃드는 것, 우리의 길을 살아내는 것,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님을, 이렇게 총 3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각 장에서는 '존재의 작업', '인간됨의 작업', '사랑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삶의 맥락을 놓쳐버렸을 때 나는 속도를 엄청나게 늦춰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덕분에 눈 덮인 벤치 위로 눈송이들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p. 82


  마크 네포는 일반적인 '들음'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자신 내면으로의 '들음', 삶의 '들음, 진정한 '들음' 등 들음의 다양한 형태와 깊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마음으로 듣는 것이란 무엇일까. 우리 안에 있는 것을 듣는 것. 본질을 듣는 것. 처음에는 어둠 속에서 하나하나 본질을 더듬어가는 것 같더니 점점 감각을 되살리고 내면과 영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본질적으로 들음의 깊이는 듣는 수단에 따라 달라진다. 머리로 들으면 삶을 더욱 많이 이해하게 되지만, 마음으로 들으면 삶을 더욱 많이 느낀다. 온 존재와 영혼으로 들으면 스스로 변화해서 삶 자체와 어우러진다. - p. 139


  암 투병자로서, 그리고 청각에 문제가 생긴 사람으로서 고통받고 마음이 미움으로 물들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아픔 속에서도 모든 것에 가슴으로 귀 기울이고 영혼의 대화까지도 '들음'의 영역으로 포함시키는 마크 네포의 깊은 사유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아름다운 문장들로 인해 영혼까지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삶의 맥락을 놓치고 맥없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든 존재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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