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 에프 모던 클래식
애니 프루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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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소설 : 브로크백 마운틴

Close Range : Wyoming Stories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이 책은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원제는 '와이오밍 스토리즈'라고 한다. 원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많은데, 덕분에 굉장히 거친 이야기를 많이 접하는 계기가 되었다. 와이오밍은 미국 서부에 있는 주로 서쪽엔 로키 산맥이 이어지고 동쪽엔 대평원이 펼쳐져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꽤 큰 행사인 로데오 경기라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소설 원작 배경을 잘 살리기 위해 번역가는 이 분야로 공부를 많이 한 것으로 보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버티는 힘이다. 바로 그거다. 오래 버티고 서 있다 보면 언젠가 앉을 때가 오는 법이다. - p. 194


  내가 인상깊게 본 작품은 로데오 경기를 주업으로 삼고 있는 자를 그린 '가죽 벗긴 소'와 '진흙탕 인생', 그리고 유명한 영화로 많이 알려져 있는 마지막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단편소설인데, 이 외에도 많은 소설들을 눈여겨볼만 하다. 저자인 애니 프루는 이 단편들로 오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하고, 개리슨 케일러가 뽑은 '1998년 최고의 미국 단편소설'이자 존 업다이크가 뽑은 '금세기 최고의 단편'으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 p. 279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는 카우보이도 나오고 목장도 나온다. 그리고 그 카우보이들이 즐기는 경기인 로데오 경기가 나온다. 길들이지 않은 말이나 소를 타고 굴복시키거나 버티는 경기라고 하는데, 이 경기가 소설들에 많이 나와 새로이 알게 되었다. 이런 목숨을 건 경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로 서술되어서 그런지 주인공들은 대부분 행동거지와 입담이 거칠고 미래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가 대다수이다.


그가 알고 있는 것과 믿으려 하는 것 사이에는 약간의 간극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고칠 수 없는 일이라면 견디는 수밖에 없는 일이다. - p. 391


  거친 인생을 다루고 있지만 그 시선은 참 섬세히 그들의 인생을 자세히 서술해내고 있다. 이 간극이 참 재미있다. 중요한 건 오로지 대지와 하늘뿐이라며 위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잠시 스쳐지나갈 뿐이라는 와이오밍의 정서 덕분인지 이들은 거칠고 강인하지만 또 정신없기도 하고 허무한 삶을 살기도 하다. 그런 황량하고 척박한 이들의 생을 엿보고 싶다면 이 브로크백 마운틴의 단편소설들을 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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