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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맨 ㅣ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일본 스릴러 소설 : 립맨_범인에게 고한다 2
여름 휴가철엔 역시 얼음물에 발 동동 띄워 놓고 책 읽는 것이 나에겐 최고의 휴가! 그런 의미에서 휴가철 추천도서를 하나 꺼내들었다. 바로 '립맨'이라는 제목의 스릴러 소설로, 원제는 '범인에게 고한다 2'라고 한다. 이미 남자아이가 실종, 살해되는 범죄와 그에 맞서는 뉴스 프로그램에 나선 수사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범인에게 고한다' 1편이 발간되어있는데, 이 이야기는 같은 '마키시마 경시감'이라는 인물과 가나가와 현경의 수사관들이 다른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립맨이라는 이야기를 봤을 때, 사기사건을 다룬 작품이라는 정보만 듣고 Lip Man인 줄 알았는데 실제는 Rip Man의 립맨이었다. RIP이란 평화롭게 잠들다(rest in peace)라는 뜻으로 흔히 묘비에 주로 쓰이는 명복을 비는 문구이다. 그리고 범인이 주로 쓰는 단어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는 사람만 알던 전화사기가 언제부터인가 체계적으로 매뉴얼화되어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리스트에 실린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함락시키면서 폭발적인 성과를 올렸다. 이것은 이미 범죄 세계에서 하나의 기술 혁신이라 해도 될 만한 일이었다. 기술 혁신이 일어난 분야에는 자연히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신원은 잡다하고 돈이 필요한 것 말고는 공통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수사관의 감 같은 척도는 거기서 아무 의미가 없다. - p. 96
도덕적인 선이 남들보다 살짝 낮을 뿐 보통 사람과 별다른 점이 없던 도모키는 졸업 시점 취직이 예정되었던 기업에서 채용취소나 다름 없는 권고를 받은 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보이스피싱사업에 뛰어들어 거금을 손에 쥐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립맨인 '아와노'가 같은 보이스 피싱 사업을 해오던 중 발각될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전화로 '레스틴피스'라는 말을 남긴다. 그 영업소에 있던 '도모키'는 심상치 않은 기색을 읽어내고 동생 '다케하루'와 함께 그 영업소를 간발의 차이로 탈출해 그 현장이 체포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 하던 바텐더 일만 계속 하던 중 아와노가 접근해온다. 자신과 함께 영리유괴를 해보자는 것. 유괴는 무조건 잡힐 수 밖에 없는 범죄라고 생각하고 있는 도모키지만 아와노의 말을 듣고 있으면 성공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겨난다. 그렇게 아와노와 도모키, 다케하루는 3인조 '대일본유괴단'을 결성한다.
이제 범인들과 경찰, 그리고 피해자 가족인 가쓰토리 삼자 간의 속고 속이기다. 저마다 적이 있을 분 아군 따위 없다. - p. 413
아와노의 말에 따라 쉬운 상대로 한차례 '실적'을 올린 그들은 본격적으로 '유괴사업'에 돌입한다. 대상은 바로 자신의 내정된 입사를 취소하게 한 전통과자 기업 미나토당. 사장과 그의 아들을 납치한 그들은 상상하지도 못해본 방식으로 몸값을 받아내려 꾀를 쓰는데... 체스를 두는 것 처럼 경찰과 범인들, 그리고 피해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다음수를 읽고 그에 앞서가려 치밀하게 계획하는 심리전이 굉장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결말은 초반부터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지만 서로가 여러 수를 셈해가며 각자가 원하는 돈, 경찰의 위신, 인질의 목숨을 위해 속고 속이는 트릭이 흥미진진했다. 인터폰을 누른 사람의 얼굴이 자동으로 녹화되는 혹하는 방범기능도 알게 된 유용한 책! 여름 휴가철 추천도서 '립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