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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살인 2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윤진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추리 소설 : 눈의 살인 2
원제는 '얼어붙은'을 뜻하는 '글라쎄Glace' 라고 하는 '눈의 살인'. 지난 번 1권을 읽고 바로 연이어 읽기 시작했으나 다른 책들을 먼저 마무리 하고 나서야 책장을 덮게 된 2권이었다. 이번 2권의 목차는 제3부 흰색과 에필로그로 나뉘는데 지난번 1권의 목차였던 제2부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가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챕터는 제3부 흰색이었다. 제2부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에서 모든 살인이 발생하고, 범인이 누구인지 파헤쳐가는 과정을 다뤘다면 제3부 흰색에서는 범인이 특정지어지고 사건이 풀려가며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간다.
그 소리, 난 절대 그 소리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소리는 말한다. 악이 존재하고, 악은 소리를 낸다고. - p. 191
외부세계와 단절된 위험한 정신병자들을 수용한 바르니에 치료감호소, 눈이 내리는 계절, 고인 물 같은 지역색, 그 안에서 의뭉스러운 범죄가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세르바즈 경감과 수사팀의 뱅상, 그리고 치료감호소 안의 임상심리사 디안 베르그가 각자의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해가며 독자들에게 단서를 제공하는데, 앞서 보여졌던 단서나 복선들이 하나하나 짜맞춰지며 사건이 재구성되어간다. 이 시점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를 좋아한다면 눈의 살인을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흰색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말을 하얀 눈으로 뒤덮인 흰색 산봉우리에 매달았고, 쥘 그림은 옷을 벗겨 흰색을 만들었고, 세르주 페로도 흰 눈 위에서 죽었어요. 범인은 흰색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범인에게 흰색은 순결과 정화의 상징입니다. 흰색을 찾아야 해요. 범인 주위에 분명 흰색이 있을 겁니다. - p. 213
밝혀진 진실이 정말 씁쓸했던 눈의 살인. 여러 인물이 얽혀있어 풀어내기 어렵고 복잡했던 사건의 이면에는 악이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 격인 세르비즈 경감은 사건을 수사해나갈 수록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힘들어하기도 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세르비즈 경감은 여타 다른 스릴러의 형사들과 다르게 사격 실력도 형편없지만 그 단점을 상쇄할 수 있을만한 다부지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다. 저자는 현재 5권의 책을 출간했다고 하는데 그 중 4권은 이 세르비즈 경감 시리즈라고 한다. 이 '눈의 살인'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고 하니 이어질 다른 시리즈들이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