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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자들 3 - 신의 책, 악마의 책, 읽을 수 없는 책
마린 카르테롱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소설 : 분서자들 3
마린 카르테롱의 데뷔 소설이라고 하는 분서자들 3부작 중 마지막 권 '분서자들 3 신의 책, 악마의 책, 읽을 수 없는 책'. 첫 권에서 분서자들과 결사단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단서들을 던져주고 주인공들이 어떤 성격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주로 다루고, 가운데 권에서는 예배당 사건 이후에 가지게 된 전자발찌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는 채로 어떤 단서를 발견하고 추적해나가는지, 그리고 분서자들의 음모가 어떤 것인지 파헤치는 전개에 주력하고 있다면 마지막 이 책에서는 앞서 나왔던 복선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그동안 궁금해왔던 것들이 풀리며 결투의 마무리를 향해 흘러간다.
나는 준비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과 준비가 된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처음으로 어른들의 신중한 태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 p. 39
모든 책이 한 줌의 재로 변하게 만드는 유전자 변형 곤충을 이용한 '이집트의 재앙 XI'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난 뒤, 결사단은 비밀리에 근거지를 옮긴다. 그러던 와중에 미국대통령이 목숨을 잃고 결사단이 배후로 지목되는데... 그렇게 결사단은 모함에 빠지고 분서자들의 계략과 오명을 파헤치기 위해 훈련을 거듭한다.
그리고 이번 마지막 권에서는 한 권에만 나온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나온다. '네네'와는 또 다른 차원의 컴퓨터와 숫자 천재인 '라마'와 이란 출신이고 스카프를 쓰고다니며 '네네'와 얽혀 묘한 기류를 보이는 '세라자데', '오귀스트'가 좋아하는 이상형과는 차이가 있으나 묘하게 이끌리는 매력의 소유자 '이네스' 등의 다른 결사단 인물들이 나오는데 좀 더 전개가 이어졌거나 혹은 2권부터 등장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될 정도로 '오귀스트'와 그 삼총사보다 매력이 넘쳤다.
특히 '사라'와 작별을 한 '세자린'은 이제 '라마'와 새 친구가 되는데 둘의 대화가 참 흥미로웠다. 다른 이들이 '라마'가 하는 말을 '세자린'이 하는 말과 다른 방식으로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다른 점'을 '보통'의 시각에서 봤기 때문이라고 하는 라마와 세자린의 첫 만남도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한 계략이 펼쳐지는 전개에서 청량한 느낌을 줬다.
결사단의 거대한 추적자 그룹이 전 세계에 조직되어 있었는데 책들이 파괴되면서부터 그들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디아도코이들은 그중 분서자들에게 붙잡힌 누군가가 레돈다 섬에 대해 발설했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 p. 64
분서자들의 첩자가 있음을 걱정하며 작전을 펼치는 도중 세자린은 2권에서 가져온 수첩 두 권을 분석하는데 힘쏟는다. 라마와 협력하여 해석해나가는 중 '이네스'가 이 언어에 능통함을 깨닫고 전략을 펼쳐 그녀를 끼워넣는다. 그리고 서서히 수첩의 내용에 대해 알게되고, 그 수첩을 찾아온 이네스의 보충 설명도 들으며 그들은 '읽을 수 없는 책'에 대해 서서히 알게 된다.
여기까지 이르기 위해 우리가 달려온 길, 역사에 기록된 수많은 증거들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가 발견한 '책'. 아니 이 방주는 실재였다. 이건 과거에서 온 미래의 메시지였다. 결사단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한 인간이 24세기 전에 만든 것이었고, 방주는 결사단이 예연하는 세상의 미래를 막으라고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었다. - p. 332
'읽을 수 없는 책'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로, 진실을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에게 많은 충격을 준다. '읽을 수 없는 책'은 '읽을' 수 없지만 '볼 수 있는 책'으로 그들은 미래에서 온 메세지와 맞닥드린다. 서서히 마르스 집안과 BG의 집안에 얽힌 갈등도 진실이 드러나고 그들은 분서자들의 계획을 막고 미래를 위해 진실을 수호하려고 애쓴다.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추적자가 되었다. 세상의 모든 나라에서, 지방에서, 마을에서, 가정에서, 다락방에서, 서랍에서 책이 나왔고 책들이 지방 도서관에 기증되면서 사라졌던 문화유산이 차츰 복원되기 시작했다. - p. 379
의미심장한 오귀스트의 질문으로 책은 끝난다. 미래에서 안배된 결사단은 왜곡된 정보를 돌리고 편견을 되돌리며 예견된 미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공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이 조지 오웰의 유명한 문장을 인용해 분서자들을 지목하면서, 책은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말해주며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몇몇 사람이 대신하여 쓰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역사는 우리 모두가 함께 기록하는 것이다.(p. 380) 라 말하고 있다. 책이 얼마나 중요한 매체이자 보고인지, 그리고 역사를 바꾸려는 사람에 의해 얼마나 책들이 파괴되어왔는지, 이런 점들을 미래에서 전한 메세지라는 소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결부시켜 써낸 흥미로운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