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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자들 2 - 불을 쫓는 아이들
마린 카르테롱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소설 : 분서자들 2
마린 카르테롱의 데뷔 소설이라고 하는 분서자들 3부작 중 두 번째 권 '분서자들 2 불을 쫓는 아이들'. 첫 권에서 분서자들과 결사단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단서들을 던져주고 주인공들이 어떤 성격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주로 다뤘다면, 이번 가운데 권에서는 예배당 사건 이후에 가지게 된 전자발찌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는 채로 어떤 단서를 발견하고 추적해나가는지, 그리고 분서자들의 음모가 어떤 것인지 파헤치는 전개에 주력하고 있다.
분서자들의 목적은 인류에게 특정한 사고방식, 즉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따르게 하는 것 - p. 32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 p. 33
이번 권에서도 마찬가지로 오빠인 오귀스트 마르스와 여동생인 세자린 마르스의 두 시점이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오귀스트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알게 되는 정보들과 전자발찌로 인해 엄마의 병원에 세자린만 가게 되면서 알게되는 병원 쪽의 정보들이 합쳐지지 않은 채 각자의 노선을 따라 교차 전개 된다.
오귀스트는 분서자들의 음모의 중심에 직접 잠입하기로 결정하고 수호자, 추적자, 전파자인 삼총사의 나머지 '네네'와 '바르톨로메'와 함께 작전을 펼지기로 결정한다. 그러는 와중에 천재 자폐소녀 세자린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논리적으로 자신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놔두고 자신 혼자 알아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라의 도움을 받아 그녀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발상을 역이용하는 등 손무의 '손자병법'에 나오는 여러 전략들을 사용해 적의 헛점을 파고든다.
이번 권에서도 여전히 행동중심적이어서 많은 사건사고를 치는 오귀스트보다는 자페소녀 세자린과 그녀의 친구이자 감정을 일깨워주는 다운증후군 사라의 이야기가 훨씬 매력적이었다. 논리있는 사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진실에 접근해가는 도출방식. 다만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이기에 비유를 이해하지 못해 일반 사람들과 제대로 소통하기가 어려워 그 사실을 혼자만 알고 제대로 주위에 전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적절하게 단서를 제공해 전개에 많은 도움을 주던 세자린. 그녀는 사라의 도움으로 엄마를 '만질 수 있게' 되고 감정을 느낄줄 아는 사람임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데, 그 과정이 참 감동적이었다.
이미 드러나 있던 분서자들 뿐만 아니라 거물들도 등장하고, '굿북스 프로젝트'와 '이집트의 재앙 XI' 프로젝트'라는 유전자변형 곤충을 이용한 수상한 움직임도 드러나며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된 결사단들. 그렇게 '준비가 된' 오귀스트에게 세자린은 드디어 죽은 아빠의 여러 단서들을 넘긴다.
청소년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과의 협상이라는 것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결국 자유를 위한 투쟁이다. - p. 47
드디어 합쳐진 세자린의 정보와 오귀스트의 정보. 1에서 22까지는 절대 읽지 않는 세자린을 염두에 두고 앞에 오귀스트에게만 남기는 편지를 쓴 아빠. 오귀스트는 아빠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결사단에 대해 고민하고 거부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알아채고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세자린만 알고 있던 수호자의 일지와 노트북 안에 든 파일을 드디어 결사단 멤버들이 알게되고, 분서자들이 어디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알아챈 후 결사단 측은 우선은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하기로 한다. 하지만 역시 주인공들이 아이들이기에 이는 어른들의 생각대로만 되지 않는데.. 다른 장소로 옮기기 전 오귀스트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계획을 실행하지만 발각되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첫 권에서는 결사단에 대해 갑자기 알게된 오귀스트에게 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주고 받은 '한 방'이 비슷했다. 많은 아픔이 또다시 일어나고, 결사단들은 다른 곳에 거점을 맞이한 채 이제 최종권을 앞두고 있다. 결사단과 분서자에 대해서도 알았고, 분서자들의 음모까지 밝혀진 이제, 남은 것은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으냐, 저지할 수 있으냐 뿐이다. 결말은 아마 예상한 대로겠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또 매력적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