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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떨어진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9
제임스 프렐러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12월
평점 :
청소년 소설 : 누구나 떨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모건에게도, 샘에게도 이입해서 가슴이 너무 아팠다. 왜 사람이 모이면 권력이 생기고, 그것이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걸까. 심지어 청소년만 있는 학교라는 공간에서조차도. 이 소설 '누구나 떨어진다'는 청소년 소설로 왕따 방관자의 자아 성찰 일기 형식으로 떠내려간 작품이다. 학교폭력 방관자들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 소설 '방관자'에 이은 제임스 프렐러의 두번째 방관자 이야기. 첫 번째 소설인 '방관자'는 읽지 못했지만 이 소설로 미루어 보아 그 소설도 참 아픈 내용이겠지.
그 누구에게도 책임은 없었다. - p. 9
이제 내가 어떻게 할지 감이 왔다. 계획이 섰다. 우리는 모두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 일 없을 것이다. - p. 36
모건은 학교에서 유명한 왕따. 아테나는 아름다운 소녀로 그 미모로 인해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 아이들은 아테나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녀가 싫어하는 모건을 괴롭히는 일에 동참한다. 그녀의 소셜 미디어 페이지에는 그녀를 비난하고 모욕하는 글이 익명으로 올라온다. 익명이기에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며, 그로 인해 더욱 더 자극적이고 신랄하게 그녀를 까내린다. 걸레, 짐승, 뚱땡이.
모건이 떠나버린 지금,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이 바로 그거다. 내가 저지른 사소한 행동들, 그리고 하지 않은 행동들. - p. 75
그런 모건과 평범한 소년 샘은 산책하다 우연히 친해지게 된다. 이 책은 소년 샘의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그녀와 친구 비슷한 것이었지만 그 사실을 남들이 알길 원하지 않는다. 그녀가 왕따이기 때문에. 왕따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 사람도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익명으로 모건에게 욕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심지어 그 행위조차 모건이 알길 원하지 않는다. 그는 예전에는 모건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지만, 그녀와 친해지고 난 뒤 죄책감에 시달리며 고민하게 된다.
아테나가 모건을 괴롭힌 주동자라는 사실이 모두 드러났다. 어떻게 보면 아테나는 자기가 만들어낸 왕따 게임의 희생자였다. 아테나의 꼬리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왕따 주동자. - p. 180
나는 내 인생이 더 나쁜 길로 접어드는 걸 막았다. 이제 나는 나쁜 녀석들의 적이 되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기분이 좋았다. - p. 181
그리고 모건은 자살한다. 급수대에서 뛰어내리며 그녀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샘은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며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자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익명으로 이루어진 행위였을 뿐이며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눈을 돌리고 있다. 결국 샘은 괴롭지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샘은 모건을 위해 하루 15분을 투자하여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소설은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그는 결심하고, 단상 위로 올라간다.
넌 죽지 않았어. 여전히 네가 지나갈 때면 빛이 반짝거려. 반딧불이 안에서 반짝이다 사라지지. 내 방 창문 밖에서. 불가항력의 여름 밤. 내가 꼭 기억할게. 하나도 빠짐없이. - p. 233
세상에 샘은 얼마나 많을 것이며 슬프게도 모건 또한 얼마나 많을까. 이 소설은 평범한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타인을 괴롭히게 되는 심리, 그리고 그 행위가 얼마나 절망스러운 일이며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 평범한 샘의 일기라는 형식으로 보여준다. 샘의 심리 묘사도, 모건의 상황도 참 안타깝기만 하다. 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그럼에도 그 일이 모건을 잃기 전이 아니라는 데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샘의 상황이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샘처럼이라도 행동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 아직도 이 일에 대한 명확한 대처법이 생각나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얇은 페이지의 책이지만 절대로 가볍게 읽히지 않는 책. 청소년 도서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