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자격증
이완수 지음 / 가나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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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 인간 자격증



 

 

  표지에 대놓고 '대통령을 공개로 모집합니다. 필히, 인간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에 한 합니다.'라고 대담하게 적혀있다. 이 소설은 이완수의 장편소설이다. 이완주는 1990년에 우리문학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두사람'으로 등단해 '하늘에서 내려와 하늘로 올라간 여자' 등 다작을 한 작가라고 한다. 2017년에는 두 권의 소설이 출간되기로 예정되어 있다는데 그 소설도 '재개발'에 관련된 것이 한 권, '법정투쟁'에 관련된 것이 한 권이다.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의 이슈와 논점에 관해 관심이 있어보이는 작가. 그 작가의 이 '인간 자격증'이라는 소설은 무려 2001년에 저작권 등록을 하고 19년동안 세 번이나 개작을 했다고 한다. 그런 19년이나 걸린 소설이 이런 내용으로 이런 때 발간되다니. 시기상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게다가 제목도 인상깊다. 무려 '인간 자격증'이라는 단어.


인간 자격증은 간단합니다. 아주 평범한 보통 사람임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 p. 287


  과연 인간 자격증은 어떤 것일까. 그 인간 자격증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소설은 첫 장으로 심야 300분 토론을 준비했다. 그들은 인간 자격증에 대한 논의를 하며 자연스럽게 인간 자격증에 대해 알려준다. 이 토론에는 인간 자격증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무초대사'라는 인물 또한 등장한다. 그는 대풍 시의 ㅇㅇ그룹, 대풍병원 등과 관련되어 상임 고문까지 맡고 있는 둥, 엄청나게 잘생겼다는 둥 다방면의 매력으로 소설 내에서 여럿의 존경을 받고 있는 대상이다.


  인간 자격증은 10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관문을 통과해서 발급 받을 수 있는 자격증. 1. 망국행위 2. 불효 3. 이혼 4. 살인 5. 사기 6. 무고 7. 위법 8. 성추행 9. 이기 10. 불화의 과정.


   이런 인간 자격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면 인간 자격증 사무소를 찾아가야 한다. 인간 자격증 사무소는 그저 단순 사무직원까지도 모두 다 인간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일할 수 있게 되어있다. 누군가 인간 자격증이 필요하게 되어 인간 자격증을 신청한다고 하면 그들은 회의를 연다. 신청 후에는 배석할 수 있는 작은 사무실에 신청자와 심의위원 9명, 상임 감사위원 1명, 기록원 1명이 참석하여 회의를 갖는다. 인간 자격증 10개 항목에 저촉되거나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회의는 끝난다. 단 10분도 걸리지 않는 회의. 이 회의에 참석할, 인간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심의하는 심의위원회 9명과 상임감사위원 1명이의 자격이 무엇이냐고 하면 재미있게도 인간 자격증이다. 그 외에는 다른 자격 요건이 없다. 인간 자격증 사본 9장만 구비한다면 위원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저는 오늘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기 위해서 대통령에 출마했습니다. 대통령의 주인은 바로 국민 여러분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권력을 대통령이 쥐고 있어서 서로가 대통령을 하려고 난리입니다.” - p. 365


  인간 자격증을 가진 자들은 무상으로 아파트나 연립 단독 주택에 입주가 가능하고 평생 자신이 종사하고 싶은 직종을 선택해 일할 수 있는 혜택을 가진다고 한다. 꿈과 같은 이야기다. 그들은 중간에 원하는대로 직종을 바꾸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인간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항목이라던지 혜택같은 것엔 공상도, 차별과 같은 이야기도 섞여 있어 살짝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단순히 인간 자격증이라는 소재와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다. 인간 자격증을 가진 인간에게 자신이 인간이라는 자격을 얻어내야한다니. 게다가 다른 자격요건도 없기에 그저 불특정 다수에게 인정을 받는 일이나 다를 바가 없다.


  소설은 이런 인간 자격증과 그에 얽힌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게다가 생존권, 결혼, 상층 1%와 하층 99% 등 각종 이슈와 쟁점을 이야기에 녹여내고 있다. 마지막에 대통령 선거로 소설은 마무리가 되지만 실질적인 당선자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단지 독자가 그를 확신할 수 있도록 실마리를 던져줄 뿐이다. 인간 자격증이라는 생각은 기발하지만 역차별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던 책. 하지만 과연 작가가 생각하는 대통령의 요건, 대통령의 자격을 가진 인물의 심성은 어떤 것일지 짚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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