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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못한 말
김요비 지음 / 시드페이퍼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한국 에세이 : 그때 못한 말
작가 싸인이 프린팅 되어 있는 예쁜 시집같은 에세이, '그때 못한 말'. 다음 계절에서도 당신을 기다릴게요. 라는 문구가 싸인과 함께 쓰여있었다. 인스타그램 시인 '못말'로 인스타그램의 스타작가라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시상이나 감정을 메모하는 것이 습관이었다는 25세 청년은 이제 많은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 공감의 글을 써낸다. 못말(mot_mal)이라는 필명은 ‘moment of truth’에서 따온 것으로, 진실의 순간에 못한 말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그 필명과 흡사한 짤막한 말이 책 타이틀이 되었다. '그때 못한 말'.
"보고 싶어" 한 마디면 무너질 아흔 아홉 마디의 새벽 - p.114
너는 어디쯤 서성이다가 어느 계절을 돌고 돌아 나의 세상에 닿을까 - p. 198
내게 허락된 너의 표현들을 전부 기록하고 싶어. 너의 시적 허용은 어디까지일까 - p. 263
책 또한 그의 '새벽감성'을 한아름 담아둔 듯 감성적인 이미지와 함께 글이 배치된 페이지도 많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 싸우고 나서도 무슨 말이든 해 주길 기다리는 사람, '너'와 이별한 사람. 그 둑에 갇힌 듯 감정이 넘실거리는 사람들에게 물방울 하나 톡 떨어뜨려 넘쳐흐르게 만드는 김요비 작가. 수 많은 감정으로 외롭고 괴로운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이미 오래전
나를 외면한 너는
오늘도 어김없이
나의 밤을 조각냈고
잠이 올 리 없던 나는
밤새 그 조각을 모아다가
어김없이,
그리움이라 적었다
너를 모으던 밤에 / 김요비 - p. 28
잠들지 못하는 새벽, 누군가의 작은 따스한 말이 그리울 때. 그럴 때 이 '그때 못한 말'을 집어들면 참 좋을 듯한 치유에세이. 굳이 사랑과 이별에 아파하지 않는 이들도 현실에 지쳐 생각하는 것도 힘든 날에 읽으면 상처를 보듬어주는 느낌이 들 책이었다.
사실, 서운함의 절반은 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네가 충분히 서운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서운함 / 김요비 - p. 54
읽고 나면 내 곁의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게 되고, 내가 아픔을 준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고, 내 진심을 내뱉지 못해 상처를 받게 된 내 어린 시절과 '너'에게 위로를 보내고 싶어지던 작품. 새벽감성의 정수라고 하니 늦은 밤에 커피와 함께 읽으면 딱 좋을 듯 하다. 공감과 힐링을 얻고싶은, 감성적인 시간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